수퍼빈이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쓰레기분리 로봇 '네프론'이 오는 3월부터 서울시 초·중·고등학교에 도입된다. 주거 밀집 지역이나 상업 지구가 아닌 공공교육 시장 첫 진출이다. 빈병이나 캔 등 재활용품을 네프론에 투입하면 봉사 시간으로 인정해 준다. 자발 참여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재활용·에너지 교육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3월부터 7개 학교에 '네프론'을 시범 적용하는 '수퍼루키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네프론은 순환이 가능한 폐기물을 정확하게 선별해 내는 수퍼빈의 'AI 재활용품 분리 로봇'이다. 모양, 재질, 상태 등을 딥러닝을 통한 AI로 선별한다. 이후 이용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캔·페트병 개수에 따라 현금 포인트가 적립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해외에서 도입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재활용업계에서 관심이 높다. 수퍼빈은 SK텔레콤의 사회 가치 추구 프로그램 '임팩트업스' 1기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퍼루키 프로젝트는 우선 녹번초, 연가초, 국사봉중, 성남중, 목운중, 성암여중, 경복고 등 7개 학교에 시범 적용한다. 특히 중·고등학생이 캔·페트병 50개를 넣으면 현금이 아닌 1시간 봉사 시간으로 인정해 준다. 올 하반기에는 더 많은 학교로 확대 적용한다.
김 대표는 “진정한 기술 가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화로 승화됐을 때 가장 커진다”면서 “쓰레기가 돈이라는 것을 행동으로 배우면 어른이 됐을 때 인식 변화로 세상이 많이 달라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대표는 중견 철강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산업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순환 자원이 무엇인지,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퍼빈은 네프론을 통해 수거한 폐기물을 가공하는 공장도 올해 안에 설립한다. 폐기물을 다양한 소재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순환경제 생태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다. 2대 주주인 휴맥스와 벤처캐피털(VC) 등이 후속 투자에 나선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 웨이스트매니지먼트 사업자로도 참여한다. 도시 안에서 쓰고 버려지는 폐기물을 도시 내에서 안전하게 재생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지향한다. 향후 인도네시아와 남미 시장 중심으로 폐기물을 분리·수거해 가공하고 소재화하는 시스템 수출이 목표다. 김 대표는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폐기물에 대안 능력이 있는 '순환경제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