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시험 연기 발표 이전에 작성됐습니다. 혁신처는 25일 오후 공무원 시험 잠정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 기업들이 채용일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무원 채용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지난해 최대 20만명이 몰려왔던 공무원 시험이 진행될 경우 감염병 방역과 수험생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논쟁이 불붙고 있다.
25일 인사혁신처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이달부터 공무원 시험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지난 22일 법원 9급 공채를 시작으로 29일에는 서울·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5급 공채 시험이 치러진다. 3월에는 국가직 9급 공채, 4~5월에는 서울시 공채·경채, 6월에는 지방직 9급 공채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채용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재로선 예정대로 국가직 시험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채용일정을 강행하는 인사혁신척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전날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집회 금지하고 종교행사까지 자제하는데 인사혁신처는 5급 공무원 및 외교관 후보생 시험 강행한다고 한다”며 “어느 나라 부처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시험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치러지기 때문에 집단 감염 우려가 커서다.
통상 공무원 시험장에 모이는 인원은 최대 20만명에 육박해왔다. 지난해 2월 치러진 국가직 5급 필기에는 1만2133명, 작년 3월 치러진 국가직 9급 필기에는 15만4331명이 응시했다. 지방직 9급 필기에는 20만4101명이나 응시했다.
앞서 법원 9급 공무원 공채에서 한 수험생이 발열을 호소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해당 수험생은 음성판단을 받았지만 무증상에서도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나오면서 불안감은 치솟고 있다.
해당 시험은 서울 4곳, 대전·대구·광주·부산 지역 각 1곳 시험장에서 시행됐다. 올해 지원자 7094명 중 응시자는 4608명으로 65%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응시율 70.4%보다 5.4%포인트(P) 떨어졌다.
한편 정부는 예비비를 지출해서 공무원 시험장 방역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3월 실시 예정인 5급 1차, 지역인재 7급, 9급 필기 등 국가직 공무원 시험장 방역을 위해 총 9억원을 지출한다. 발열 등 유증상 수험생을 대상으로 시험실을 별도 운영하는 데 4억원, 시험·출제장을 방역하는 데 5억원이 각각 쓰인다.
반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은 채용 일정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24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모든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필기시험 일정을 2주 미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을 1개월간 연기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아래기사 참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30&aid=0002869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