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5년 만에 미국 지사 재설립…7월 개소 예정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와 BP의 미국산 LNG 장기매매계약 체결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과 로버트 로손 BP 가스 마케팅 회장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와 BP의 미국산 LNG 장기매매계약 체결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과 로버트 로손 BP 가스 마케팅 회장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오는 7월 미국에 지사를 재설립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미주 지사를 폐쇄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미국과 액화천연가스(LNG) 거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LNG 개별요금제 도입으로 국내외 천연가스 시장의 영향력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두루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2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미국 휴스턴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오픈을 목표로, 지난달 498차 이사회에서 미주지사 설립(안)을 최종 의결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주 지사 설립은 미국이 세계 천연가스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고, 각종 정보를 취득·수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미주 지사 수행 업무로 △북미 천연가스 시장 동향 파악 및 정보 수집 △북미 에너지 기업 등 네트워크 구축 △북미 LNG 사업 발굴 지원 △기존 도입계약 이행 관련 판매자 협력 등을 규정했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기존에 폐쇄한 미주 지사의 운영 실적, 폐쇄 사유를 참조해 지사 설립의 필요성을 명확히 하고 인력·예산 운영 계획을 보완·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미주 지사 운영 계획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미국 셰일가스 혁명 초기인 2012년 휴스턴 지역에 미주 지사를 처음 설립했다. 그러나 이명박(MB) 정부 시절 무리하게 추진한 해외 자원 개발이 결국 실패로 이어졌고,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스공사를 포함한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정부는 자원 개발 공기업의 재무 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가스공사 미주 지사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 등의 해외 지사를 줄줄이 폐쇄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최대 LNG 수출 대상국으로, 2018년 한 해에만 552만톤의 LNG를 들여왔다. 같은 기간 멕시코(384만톤), 일본(257만톤)의 대 미국 LNG 수입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가스공사가 5년 만에 미주 지사 부활을 확정한 것은 이처럼 미국과의 LNG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9월 11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LNG를 추가 수입하는 장기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체결한 대규모 장기 매매 계약 건이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지난달 발전용 LNG 개별요금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국내외 천연가스 시장의 영향력 확대가 중요해진 점도 미국 지사 설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