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극히 낮은 온도에서 오히려 충격에 강해지는 신물질 '엔트로피 합금'의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엔트로피 합금이 낮은 적층결함 에너지를 통해 저온에서 더욱 강해지는 것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엔트로피 합금은 저온에서 충격에 약한 금속과는 반대 성질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실증 연구로 엔트로피 합금 적층결함에너지가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대비 45%에 불과해 저온에서 충격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보통 금속은 바둑판같은 격자구조 점에 원소가 박혀 있는 결정구조를 이룬다. 힘이 과도하게 가해지면 격자구조가 깨지면서 불규칙한 적층결함이 생기는데,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적층결함에너지라고 한다.

엔트로피 합금과 같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은 힘이 가해질 때 원소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쌍정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쌍정변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가 더 작아져서 단단해지고 충격에도 훨씬 강해진다.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과 해외의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을 활용, 엔트로피 합금 적층결함에너지를 정교하게 측정한 결과다. 연구진은 중성자 빔을 이용해 원자보다 큰 밀리미터(㎜) 단위 크기 소재를 한 번에 측정했다.
우완측 양자빔물질과학연구부 박사는 “첨단 중성자과학 시설을 활용해 기초과학연구 및 실용화 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가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두산중공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충남대, 울산대, 순천대, 일본 J-PARC 등이 협력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