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달부터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 전기차를 현지 생산한다. 현대차의 첫 전기차 해외 직접 생산이다.
현대차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에 힘입어 유럽 시장에서 올해 8만대의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수요예측 실패로 유럽 내 전기차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이미지를 개선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유럽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많은 8만대로 정하고 이달부터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 현지 생산에 들어간다.
체코 공장에서 연간 코나 전기차 3만대를 생산하고 나머지 5만대는 국내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 물량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럽에서 판매하는 주력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수소전기차(FCEV) '넥쏘'도 포함된다.
중국 내 합작사를 제외하고 현대차가 해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현지 판매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수입했지만 올해부터는 체코에서 생산하는 전기차가 투입된다. 유럽의 친환경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속한 생산·물류 관리로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코나 일렉트릭' 2만2667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9771대 등 약 3만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는 이보다 2.5배 이상 많은 8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이달 초부터 코나 전기차 생산에 착수했고, 배터리는 LG화학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파우치 방식의 이차전지로 충당한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인 '투싼'과 'i30'의 일부 생산 라인에 코나 전기차를 혼류 생산한다. 또 차량 예상도착시간(ETA) 시스템을 활용, 차량 인도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유럽 내 친환경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 전기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많은 8만대로 정했다”면서 “안정적인 생산 수급과 발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이달부터 체코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은 유럽 중심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EU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5% 감축하기로 하고 차량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올해부터 95g/㎞으로 줄이고 2023년엔 62g/㎞, 2050년 10g/㎞으로 각각 줄이는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한다. 완성차 업체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판매량을 토대로 차량당 95유로의 벌금을 물게 된다.
독일·프랑스·영국·노르웨이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오히려 올리거나 유지하고, 각종 도로 통행 규제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