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가 833억원을 투자한 '스마트 푸드센터'를 본격 가동하고 식품제조사업에 뛰어든다. 기존 단체급식사업과 식자재 유통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경기도 성남시 '스마트 푸드센터'의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4일 밝혔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번째 식품 제조 시설(2개 층)로 연면적 2만㎡(약 6050평) 규모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단일 공장에서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B2B와 B2C 제품 생산이 함께 이뤄지는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통상 식품제조 공장들은 B2B와 B2C 제품 제조 시설을 각각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첨단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 도입을 위해 기존 투자계획(761억원)보다 투자 금액을 10% 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 푸드센터'에서는 동시에 300여 종의 B2B·B2C용 완제품 및 반조리 식품을 하루 평균 50여톤(약 20만명분)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총 생산 가능 품목은 단체급식업계 최다인 1000여 종으로 이는 단체급식업계 제조시설 평균(100~250종) 대비 3~10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주문에 따라 B2B와 B2C 제품의 생산 품목과 생산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대량·소량으로 모두 생산 가능한 설비를 갖췄다.
식자재 입고부터 제품 출고까지 소요되는 제조 공정은 원스톱으로 운영된다. B2C 완제품의 경우 '입고 → 손질(전처리) → 조리 → 포장 → 검품·출고'의 다섯 단계를 거치게 되며, 단체급식용 B2B 제품의 경우에는 5대 공정 중 '조리', '포장' 단계만 B2B 전용 설비를 적용해 생산된다. '이물질 혼입 제로(0)화'를 목표로 각 공정간 식자재 이동 동선도 대폭 줄였다.
'스마트 푸드센터'에는 최신식 설비와 기술도 대거 도입됐다. 초음파를 사용해 중금속이나 잔류 농약 등 이물질을 세척하는 '채소 자동 세척기', 적정 온도를 꾸준히 유지해 음식의 맛과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 직화 설비', 진공 상태에서 고기에 양념을 배게 하는 '진공 양념육 배합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광학 선별기'도 선보인다. 육안으로 발견하지 못한 미세한 크기 금속이나 머리카락까지 광학 카메라를 이용해 검출할 수 있는 전문 장비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 가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B2C와 B2B 식품제조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먼저 B2C 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생산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생산가능한 품목(1,000여 종) 중 70%는 완전 조리된 HMR과 반조리된 밀키트 등 B2C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2017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 제품 생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신식 제과제빵 설비 또한 갖춰, 지난해부터 현대그린푸드가 공을 들이고 있는 호텔 컨세션 사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킨다.
김해곤 현대그린푸드 전략기획실장은 “제품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 안정화를 통해 생산 가능 품목을 내년 상반기까지 1200여 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스마트 푸드센터'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뿐 아니라 B2C 식품제조기업으로서 입지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