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 '모델3'를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1433대를 출고해 2017년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월간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도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처음 3위로 올라섰다.
이번 최대 실적 경신은 보급형 전기차 모델3 국내 출고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모델3 고객 인도가 물꼬를 튼 데다 추가 계약도 이어지면서 단숨에 국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 통계를 인용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월 테슬라는 국내에서 143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별 월간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이전 테슬라 월간 최대 실적은 모델3가 출고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1258대였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달 국내에 팔린 전기차 2988대 가운데 테슬라 점유율은 48%에 달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보급형 전기차 모델3다. 지난달 모델3 출고가 급격히 늘어났다. 모델3는 기존 모델S와 모델X보다 합리적 가격을 무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모델3 가격은 5369만~7369만원이며 지역별로 1350만~19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실제 테슬라 전체 판매량 가운데 모델3는 1402대로 98%를 차지했다. 모델3는 수입차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도 수입 베스트셀링카 벤츠 E클래스(1606대), BMW 5시리즈(1448대)에 이어 3위를 달성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정책상 정확한 국내 계약 및 출고 대수를 밝힐 수 없다”면서 “기존에 계약 후 출고를 기다렸던 모델3 물량이 풀리면서 지난달 실적이 크게 뛴 것은 맞다”고 말했다.
3월에도 출고를 준비 중인 모델3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큰 이변이 없다면 이달 실적 역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출고 물량이 유지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핵심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테슬라는 모델3를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도 전기차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모델3가 차질 없이 순차 출고되고 있다”면서도 “본사 생산 물량과 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에 따라 출고 대수가 조정될 수 있어 향후 판매 추이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월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차 판매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는 10만75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8.9% 하락하며 2013년 12월(1만3245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산차가 8만9552대로 11.8% 줄었지만, 수입차는 1만8030대로 8.8%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벤츠가 48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3%, BMW가 3815대로 62.8%, 볼보가 928대로 22.1%, MINI가 768대로 21.5% 각각 상승했다. 다만 일본 브랜드는 모두 전년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토요타가 512대로 41.6%, 렉서스가 472대로 63.0%, 혼다가 360대로 55.7%, 닛산이 267대로 24.6% 각각 하락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