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표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국내와 미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데다 글로벌 경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리스크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고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은 2014년 3월 시장 개설 후 최고가인 6만4800원(2월 24일)까지 올랐다.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등락을 번복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면서 거래가 꾸준히 활발하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지난 1월과 2월 KRX금시장 누적 거래량은 작년 동기대비 약 4~5배 치솟았다. 2019년 1월 누적 거래량은 42만656g, 2월은 41만322g이었다. 이에 비해 올해 1월 누적 거래량은 144만4701g으로 폭증했고 팬데믹 우려가 번지면서 2월 누적 거래량은 190만8794g으로 치솟았다.
평균 거래가격도 폭등했다.
2019년 1월과 2월 1g당 평균 거래가격은 종가 기준 각각 4만6614원, 4만7618원이었다. 이에 비해 올 1월은 5만8505원, 2월은 6만1200원으로 1만원 이상 훌쩍 올랐다.
금 유통기업인 한국금거래소도 지난 1월과 2월 누적 금 거래량이 2만7243건으로 작년 동기대비 192% 증가했다.
가격도 상당폭 올랐다. 지난 10년간 온스당 평균 골드 국제가는 1312달러였지만 현재는 164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고점이었던 2011년 1800달러 대비 약 91%까지 회복했다.
금거래소는 실버바 판매도 증가한다고 밝혔다.
실버바 판매량은 2018년 8.7톤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20% 이상 증가한 36.7톤을 기록했다. 실버바는 금보다 저평가 인식이 강하고 차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 꾸준히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금 관련 전체 펀드는 지난 3개월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펀드가 1개에 불과할 정도로 모든 펀드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 수익률은 16.83%(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최저는 〃3.82%(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이다. 한 개 펀드를 제외하면 최소 1%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모든 금 관련 펀드가 최근 3개월 기준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 가격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금 가격이 전일 대비 4.6% 하락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시 금 가격 하락은 여타 자산가격이 급락하자 증권사의 마진 콜(증거금 추가납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상승한 금을 매도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 가격은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약해질 수 있지만 코로나 피해 복구를 위한 통화정책과 재정확대 정책이 실물자산인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표>최근 3개월 수익률 상위 금 관련 펀드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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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