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팬데믹 우려가 커진 데다 유가 추가감산 실패까지 겹치면서 9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이슈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해 8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큰 폭의 널뛰기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을 상쇄하기 위한 통화 완화정책과 경기 부양책이 이어지면서 중장기로 금리완화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우선 유가의 경우 단기간 내 긴급 합의가 없으면 유가 하방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모임인 OPEC+ 정례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유가를 150만배럴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러시아 반대로 합의에 실패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유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사우디를 제외한 어떤 국가보다 미국의 원유 생산 손익분기점(BEP)이 낮아졌고 올해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OMC 회의에서 3월에 이어 4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엔화, 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국내 코로나19 상황 등이 강세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미국 외 주요국 금리완화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통화정책 차이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추가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원화 강세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유가급락에 따른 대외 불안이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금리 인하와 경기 부양책이 병행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뚜렷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과 한국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졌지만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미국이 확진자 증가세여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바로미터가 미국이어서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중국 상황 등을 대입했을 때 미국에서 코로나19 회복자가 신규 확진자 수를 추월하는 시점을 4월 말로 가정하는데 이후 성장 기대감이 높은 업종 중심으로 시장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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