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득표율 3%를 넘기기 위한 군소정당 및 단체들의 막찬 이합집산 눈치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진보진영 비례연합 참여 여부에 결론을 내리지 않고 '전당원 투표'의 장고에 들어가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도·진보진영 군소정당 사이에서 비례연합 참여와 함께 독자 창당 및 별도 연합 형성 가능성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에 참여할 경우 함께 한다는 것이 우선 계획이지만, 만일의 경우 독자 노선에 대한 대비에도 나선 셈이다.
군소정당들이 투 트랙 행보에 나선 것은 민주당의 비례연합 참여 결론이 길어지면서다. 당초 민주당은 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참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 내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전당원 투표'로 공을 넘겼다.
군소정당 입장에선 상황이 난처해졌다. 각 정당들은 16일까지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절차와 관련한 당헌·당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사실상 이합집산을 위한 시간은 이번 주 밖에 없다. 민주당은 14일 중앙위원회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촉박하다.
목표는 정당투표율 3% 이상이다. 군소정당들은 이번 총선부터 준연동형비례제가 도입되면서 비례의석 커트라인(정당득표율이 3% 이상 혹은 지역구 의석 5석 이상)만 넘으면 3명에서 최고 5명까지도 비례의원을 배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수·진보 상관없이 연대 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선 최근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의 통합신당 자유공화당이 출범했고, 친박 성향의 한국경제당도 창당했다. 진보 쪽에선 정치개혁 연합이 진보 비례연합을 제안했고, 시대전환이 규제개혁당과 연대를 선언했다.
진보 진영은 민주당 비례연합 참여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보수진영의 경우 미래한국당을 중심으로 비례의석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진보 진영에서도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부담이 있다면 당 차원의 직접적인 비례정당 창당 방법이 아닌 다른 진보 세력을 활용해 비례의석 경쟁을 벌이는 것도 방법이란 설명이다.
민주당이 고민하는 사이 다른 정당들의 섭외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현재 비례연합 참여를 고심하는 한 정당의 경우 미래한국당 민생당 등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이중 한 곳은 비례순선까지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제안을 해왔지만, 정당 성격상 민주당의 비례연합 참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중도·진보 진영 한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 미래한국당을 견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당이 직접적으로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보다는 이미 구성된 다른 진보세력들과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명분이나 실리 면에서 나아 보인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
조정형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