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가 전년대비 1.8% 감소하며 국내 시장이 2년 연속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3년 24.7%에 머물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록 비중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 45.1%까지 크게 늘었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차종별, 연료별, 구입자 연령별 수요 특징을 분석한 '2019년 자동차 신규 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행태는 차종별, 사용 연료별, 구매 연령대별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선호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SUV는 기존의 중형급, 경유차 중심에서 차급과 연료별 라인업 확충에 힘입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며 7.2% 증가했고, 비중도 45.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세단은 전년 대비 등록 수가 8.2% 줄었다.
여기에 배출가스 차량 규제 강화 등으로 경유차 판매가 17.2% 급감하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차 판매가 경유차를 추월했다.

특히 전기동력차가 정부의 보급지원 덕에 크게 증가했다. 하이브리드(HEV·PHEV), 전기차(BEV), 수소전기차(FCEV)가 각각 11.8%, 12.2%, 474.7% 증가해 전체로는 14.6% 늘어난 14만3000대가 판매됐다. 점유율도 2018년 6.8%에서 2019년 8.0%로 상승했다. 이중 하이브리드는 2019년 10만4000대가 판매돼 국내 총 보급 수는 50만대(50만6047대)를 넘었고, 전기차는 3만4956대가 판매돼 보급 대수는 9만대(8만9918대)에 육박했다. 수소전기차는 작년에 4195대가 팔리며 보급 수가 5000대(5083대)를 넘어섰다.
연령별 판매량에서는 30·40대는 감소한 반면, 50대가 최대 구매층으로 등장했다. 또 다양해진 자동차 이용방식 활용에 따라 법인·사업자의 구매는 2019년 전년대비 1.3% 증가하여 그 비중이 27.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차의 경우 브랜드별로는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으로 독일 브랜드가 4.5%, 일본 브랜드가 18.6% 감소한 가운데 미국 브랜드만 5.4% 증가했다.
수입국 기준으로는 독일·미국·일본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중국산만 볼보의 중국생산 승용차와 전기버스 위주로 2018년 1513대에서 지난해 2601대로 71.9% 급증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고급화·차별화되는 국내 수요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 기업들의 제품개발 역량 강화가 시급하지만, 우리 기업의 경우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아 연구개발(R&D) 여력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R&D역량 강화를 위해 최소한 주요 경쟁국만큼은 R&D투자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한국 자동차업계는 12.1%, 독일 다임러는 10.0%, 일본 토요타는 5.9%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국내 업계는 3.1%, 독일 다임러는 5.4%, 일본 토요타는 3.5% 수준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