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중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연내 3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월 이후부터는 액셀러레이터에게도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되는 것이 주원인이다. 증권사도 액셀러레이터 겸영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수는 223개에 이른다. 2017년 1월 아이빌트가 처음 등록한 이후 3년여 만에 200개가 넘는 액셀러레이터가 등장했다.
유형도 다양하다. 223개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30% 이상이 일반 주식회사가 아닌 비영리법인 등의 형태를 띠고 있다. 테크노파크 등 비영리법인이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 12개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해 기업 발굴과 육성 및 투자 등을 동시에 수행한다. 창업투자회사와 액셀러레이터 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와 액셀러레이터를 겸업하는 벤처캐피털(VC)도 각각 14개사, 2개사에 이른다. 이 밖에도 기술지주회사(13개), 신기술창업전문회사(2개), 유한회사(5개) 등 다양한 유형의 액셀러레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창업자 또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초기자금과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 지원하는 기관이다.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개인투자조합 형태로 창업 초창기 기업에 초기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조합 결성 금액은 지난해 기준 총 2818억원에 이른다. 2015년 265억원에서 4년 만에 10배 이상이 늘었다. 지난해 신규 개인투자조합 336개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액셀러레이터 등 법인 엔젤이 주도했다.
액셀러레이터 투자 규모 확대는 올해부터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부터 시행되는 벤처투자촉진법(벤촉법)에 따라 액셀러레이터도 벤처펀드 결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벤처펀드 결성을 통해 액셀러레이터가 직접 발굴한 창업자에 대한 후속 연계 투자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에 특화된 VC가 액셀러레이터를 자회사로 만들거나 팀빌딩으로 후속 투자 및 육성에 나서는 등 마이크로 VC 시장 여건도 충분히 조성됐다”면서 “금융위원회에서도 증권사 등 기존 금융권이 액셀러레이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액셀러레이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기부는 액셀러레이터의 벤처펀드 운영을 규정한 벤촉법 시행령 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발맞춰 액셀러레이터 고도화 등 엔젤 투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 발표 역시 검토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동시에 벤처투자 시장도 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행령 제정안에 엔젤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여러 시장 진흥 기능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