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CJ 부회장이 CJ주식회사(지주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CJ는 계열사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CJ대한통운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그룹 내 입지가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이달 30일 열리는 CJ주식회사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임원에서 사임한다. 박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까지로 2년 남아 있지만 중도에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것이다. 이와함께 CJ주식회사는 최은석 CJ총괄부사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재 지주사는 손경식 회장,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총괄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주총에서 사내등기 임원 변경 안이 통과되면 손 회장과 김홍기·최은석 총괄부사장 체제로 전환된다.
CJ그룹은 지난해 재무악화 등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지주사 인력을 줄이는 등의 개편을 단행했다. 지주사 인력 절반 가량을 계열사로 이동시키고 지주사 임원들을 계열사로 전진배치해 각 계열사 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이에 CJ는 박 부회장이 CJ대한통운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등기이사 사임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좁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 출신인 박 부회장은 2018년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CJ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2019년 3월 CJ대한통운과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며 그룹 내 2인자 역할을 해왔다.
CJ그룹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원칙에 따라 CJ대한통운 대표이사직에 전념하기 위해 CJ주식회사 등기이사 사임의사를 밝혔다”며 “그룹 3대 축 중 하나인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일류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