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임직원이 매달 자유롭게 모여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LG포럼이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LG포럼은 과거 분기별로 그룹 회장 주재로 진행하던 임원 세미나를 월례 행사로 바꾼 모임이다. LG포럼은 회장 참석 없이 계열사 임직원 간 자유로운 스터디와 소통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3월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10여 차례 개최된 LG 포럼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회장이 참석하면 모든 임원이 필수로 참석해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마련”이라면서 “LG포럼은 정말 자유롭게 강의 주제에 관심 있는 임직원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LG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LG포럼은 회장이 주재해 경영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관례를 탈피했다. 과거 분기 세미나보다 행사 빈도수를 높였지만 강제성이 없다. 유연성과 융통성이 핵심이다.
매달 포럼 주제가 공지되면 관심 있는 계열사나 관련 부서 직원이 자유롭게 참석을 결정한다. 계열사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경우 포럼이 중요한 소통 채널이 되기도 한다.
휴가철을 제외하고 LG 트윈타워에서 매달 초 개최됐다. 작년 3월 첫 포럼에선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수석 심사역을 초청해 '플랫폼 비즈니스' 강연이 진행됐다. 이후 이승준 어메이즈VR대표,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등 각계각층 저명인사가 연사로 나섰다. 인공지능(AI), 5G, 플랫폼, 애자일 경영, 콘텐츠 등 신사업 분야 주제가 자주 등장했다. LG그룹의 미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광모 회장이 늘 상 강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주제는 매달 LG경제연구원이 선정, 공지한다. 해당 분야 전문 강연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자유롭게 토론한다.
LG포럼은 격식과 절차보다 실용과 소통을 중시하는 구광모 회장 경영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줘 주목받는다. 향후 LG포럼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읽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그룹 핵심 행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