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크기는 줄이고 용량은 그대로인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했다. 전자기기와 e모빌리티 등의 소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엄광섭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정재한 홍익대 재료공학과 교수, 이정태 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전기 저장 용량을 유지하면서 두 배 이상 소형화가 가능한 리튬이온 기반 대용량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극 재료로 그라파이트(음극)와 리튬금속산화물(양극)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두 전극 재료 모두 에너지 저장 용량이 낮은 데다 이론상 한계 용량에 달해 새로운 전기 저장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엄 교수팀은 셀레늄을 리튬배터리 양극 재료로, 리튬금속을 음극 재료로 사용하는 리튬-셀레늄 배터리를 이용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부피당 저장 용량을 약 두 배 향상시켰다. 배터리 셀 조립 시 전해질에 전도성고분자(폴리아닐린) 단량체인 아닐린을 소량 첨가하고, 전기화학 고분자 표면처리법으로 셀레늄 양극에 폴리아닐린 보호막을 형성, 대용량·고안정성 리튬-셀레늄 배터리를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리튬-셀레늄 배터리 단점인 셀레늄의 안정성이 낮아 급격하게 배터리 수명이 감소하는 현상도 해결했다.
새로 개발한 배터리는 높은 부피 용량뿐만 아니라 약 세 배 이상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복잡한 추가 공정도 필요하지 않아 차세대 휴대폰과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소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LG화학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첨단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온라인에 게재됐다.
엄광섭 교수는 “기존 리튬-셀레늄 배터리에 비해 고용량·고안전성의 리튬-셀레늄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다른 차세대 고용량 이차전지에도 적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