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영이 만난 사람]삼성SDS 최재섭 상무 “최고의 RPA 개발사는 스스로 최고의 레퍼런스이어야”

삼성SDS가 변화하고 있다. "기술혁신은 혼자 할 수 없는 과제다. 100개 이상 파트너, 수많은 외부 개발자, 글로벌 우수 대학과 '원팀 체계'를 갖춰 기술 변화를 앞서가겠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가 작년 말 송파구 본사에서 개최된 '테크토닉 2019'에서 밝힌 얘기이다. 대기업 특유의 닫힌 시스템이 아닌 글로벌 개발 생태계와 호흡을 같이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스마트팩토리, 물류, 보안 등 보다 넓어진 개발 스펙트럼(최근에는 데이터∙플랫폼 기반 금융사업도 추가)에 업계가 주목할만한 혁신적 개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혁신 사례의 중심에 삼성SDS 최재섭 상무가 이끌고 있는 AI 사업팀이 있다. 특히 AI사업팀은 '브리티 웍스'라는 지능형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지난해 직접 개발하여, 삼성SDS 임직원 1만 5천 명이 9개월간 이용한 결과 약 55만 업무 시간 절약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루어 냈다. 백신을 만들고 그 백신을 먼저 자기 몸에 투여하여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물류, IT 운영, 구매 등 회사 전 업무 영역에 걸쳐 업무 시간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인적 오류 감소로 인한 점검 품질 개선까지 확보했다. 솔루션 개발사가 스스로 그 솔루션을 구현하고 접목한 첫 번째 고객사가 되어 향후 다른 고객사들에게 실패와 성공의 노하우까지 같이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삼성SDS 임직원의 55만 시간이 절약됐다는 것은, 보다 핵심적이고 보다 창조적인 업무에 그 시간이 재투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삼성SDS는 또 한 번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일궈냈다. [류지영이 만난 사람]은 삼성SDS AI사업팀을 이끌고 있는 최재섭 상무를 만나보았다.

삼성SDS AI사업팀장 최재섭 상무
삼성SDS AI사업팀장 최재섭 상무

○ 삼성SDS의 '브리티 웍스(Brity Works)'란 무엇인가?

삼성SDS의 브리티 웍스(Brity Works)는 단순 업무를 대행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능을 넘어서 챗봇,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머신러닝/딥러닝 등의 AI기술을 탑재하여, 복잡하고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수행해야 하는 업무까지 자동화해줄 수 있는 지능형 업무자동화(IPA: Intelligent Process Automation) 솔루션이다.

또한 삼성SDS가 보유한 AI 기술 역량과 업종별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전문 역량이 집약된 AI 기반의 업무 자동화 솔루션으로서 기업의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리티 웍스는 'Brity'(똑똑한, 영리한)와 ‘Works’가 결합된 단어로, 업무환경을 인텔리전트하게 만들어 앞으로의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거나 사람을 도와, 업무생산성을 높여주는 디지털 워크포스(Digital Workforce)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삼성SDS가 RPA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게 된 동기와 글로벌 RPA 솔루션과 비교하면? 그리고 삼성SDS의 RPA 사업 전략은?

삼성SDS 목표는 고객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네이블러(Digital Transformation Enabler)가 되어 고객사의 혁신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삼성SDS는 기존 IT 운영 사업과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면서 테스트 자동화 관련 기술들인 자동화 시나리오 디자이너, 윈도(Window)상의 객체 인식, 이미지 인식 등 RPA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원천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고, 기존 고객을 위한 AI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외부 솔루션 도입이 아닌 자체 RPA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후 삼성SDS 전 임직원에게 RPA를 적용한 것을 비롯하여 다수의 대내외 고객의 사용을 통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글로벌 경쟁 업체 못지않은 기능 완성도와 품질을 확보하였다. 특히 외산 솔루션에 비해 캡차(Captcha), 공인인증서 등이 필수적인 국내 인터넷 환경에 특화된 기능이 큰 장점이며, 여타의 중소 솔루션과는 달리 수만 명 규모의 초대형 다국적 기업을 위한 멀티 테넌시(Multi-Tenancy) 등 엔터프라이즈향 기능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브리티 웍스는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을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즉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RPA의 경우 솔루션 선정을 위해 경쟁 PoC(Proof of Concept)를 많이 진행하는데, 브리티 웍스는 이러한 PoC를 통해 사용의 편리성(Easy-to-use), 안정적 운영(Operational Stability), 다양한 AI기술 연계성(AI-driven Scalability) 등의 기능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삼성SDS는 이러한 RPA를 기반으로 국내외 20여 개 파트너사와 함께 금융, 유통, 제조 등 다양한 업종에서 많은 성과와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올해에는 공공 기관의 RPA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SDS의 공공 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공공 기관의 RPA 도입에 유용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에서도 솔루션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3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글로벌 지급결재 플랫폼 사업자인 크레도락스(Credorax)와 지급결재 플랫폼, 회계 시스템,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에 브리티 웍스를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

○ RPA 도입 시, 어느 정도 규모의 프로세스까지 RPA 솔루션에 적용할 수 있나? 브리티 웍스는 수십만 건에 달하는 정형, 비정형 데이터 처리와 그에 상응하는 리소스 처리가 효율적으로 가능한가?

삼성SDS의 브리티 웍스는 처음 솔루션 기획 시점부터, 자동화 과정에서 사용자가 개입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챗봇 연계 기능을 개발하였다. 또한 비정형 데이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웹기반의 OCR 포털을 제공하여 UI 기반으로 문서 양식 학습, 재학습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삼성SDS에서 확보한 딥러닝 기반의 AICR 제품과 TA(텍스트 분석) 기술도 연동하여, 이미지나 문서로부터 키 데이터 대한 수집(Read), 해석 (Interpret), 추출(Extract)이 가능하다. 브리티 웍스는 기존의 ‘1봇 = 1업무’ 방식이 아닌 '분산 병렬 처리(parallel processing)' 기능을 구현하여, 1개 봇이 다수의 업무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고, 브라우저를 띄우지 않아 봇 수행 중에도 다른 작업이 가능한 '헤드리스(Headless)' 기능을 적용하여, 수작업 대비 최대 30배의 속도와 성능을 내고 있다.

○ 가트너가 올해 지목한 10대 기술 중 하이퍼오토메이션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RPA + AI'를 토대로 한 디지털 워크포스 플랫폼 즉 완전한 웹 기반과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RPA-as-a-Service’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브리티 웍스는 최초 출시 때부터 자연어이해(NLU) 기반의 챗봇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딥러닝 기반의 문자/이미지 인식 기술(AICR)과, 삼성SDS의 AI기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브라이틱스('Brightics)와도 결합되어 있다. 이는 하이퍼오토메이션에서 설명하는 코그니티브RPA(Cognitive RPA), 비욘드 오토메이션(Beyond Automation), RPA+AI 등의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사용자 로그를 기반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 추천하는 등의 기능을 개발 중이며, 하이퍼오토메이션의 '프로세스 마이닝을 이용한 통합(Integrated with Process Mining'), '셀프 러닝 봇(Self-Learning Bot)'의 방향으로 솔루션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고객들은 프로세스 마이닝 기반의 자동화와 스스로 학습하는 로봇을 통해, 더 넓은 영역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나아가 더 큰 도입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

삼성SDS는 ‘RPA-as-a-Service’ 플랫폼 시장이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올 하반기 클라우드 기반의 ‘RPA-as-a-Service’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사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RPA를 활용한 가상 비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 삼성SDS의 솔루션뿐만 아니라 전사적 내재화를 위한 그간의 경험까지 공유하고 나아가 BPS(Business Process Service) 형태의 사업으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RPA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활용 중이며, 이를 기업 전체로 확산하고 내재화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RPA의 향후 발전된 모습은?

자동화 업무의 전사적 확산과 내재화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특히 내재화를 시도한 레퍼런스에서의 '학습된 교훈(Lessons Learned)'을 적절히 참고해야 한다. 삼성SDS는 드물게 전 직원의 80%가 참여하여 개인 업무와 부서 업무를 자동화한 전사적 내재화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사내 업무자동화 포털을 오픈하여, 임직원 누구나 쉽게 브리티 웍스 사용법을 익히고 반복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 결과, 임직원 1만 5천명이 직접 자신의 업무를 브리티 웍스로 개발하여 9개월간 55만 시간을 절감한 바 있다. 물류, IT 운영, 구매 등 회사 전 업무 영역에 걸쳐 업무 시간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인적 오류 감소로 인한 점검 품질 개선까지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별도 조직과 기술지원 체계를 만들었으며, 직원들이 쉽게 브리티 웍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브리티 웍스 포털을 만들어, 임직원 맞춤형 교육 자료 및 자동화 업무 샘플과 각자 개발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참조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체계적인 기술지원 기능도 필수적이다. 삼성SDS는 브리티 웍스 개발 툴을 UI기반의 ’Drag-and-Drop’ 형태로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가상화 환경(VDI)에서 봇을 설정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원격제어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이 사용하는 기업 메신저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동화 업무를 호출하여 필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에서 디지털 워크포스(Workforce)로서 RP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상 비서로서 언제 어디서든 손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RPA가 좋은 호응을 얻고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삼성SDS의 브리티 웍스는 이미 삼성전자, 삼성증권, 수협은행, 전자랜드 등 30여 개 기업의 자재 현황 분석, 고객 응대, 판매 관리 등의 업무에 활용되고 있으며, 컨버세이션(Conversation), 비전(Vision), 애널리틱스(Analytics) 등 다양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시키고 있어, 향후 가장 똑똑하면서도 가장 편안한 가상 비서가 될 것으로 본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