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vs테라' 불 붙은 점유율 경쟁…올 여름이 분수령

'카스vs테라' 불 붙은 점유율 경쟁…올 여름이 분수령

국내 맥주 업계 1, 2위 업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맥주 시장 점유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같은 닐슨코리아 자료를 인용했지만 통계 기준을 매출액으로 둬야 한다는 오비맥주의 주장과 판매량 또는 출고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하이트진로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업계는 주류 고시 개정과 테라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끝나는 등 요인에 따라 올해가 맥주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이라고 전망한다.

12일 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규모는 3조3172억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3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축소된 것이다.

과거에는 주류협회가 각사의 출고량을 취합해 월별로 공개했지만 업체 간 과당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2012년 4월을 끝으로 발표를 중단했다. 이후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소매점 포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는 알려졌지만 가정용 제품과 업소용 제품으로 구분 판매되는 주류 특성상 정확한 점유율은 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번 점유율 공개는 오비맥주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앞서 오비맥주는 닐슨코리아의 '2019 국내 맥주 소매시장 통계'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자사의 시장 점유율이 49.6%,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25.3%로 집계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세부적으로 오비맥주 '카스'의 점유율은 36%, 하이트진로 '테라'는 6.3%다. 매출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을 산정해 공개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같은 닐슨코리아의 자료를 인용했지만 판매량을 기준으로 오비맥주는 전년 대비 6.9% 감소한 4억1925만ℓ였지만 자사는 8% 증가한 2억6412만ℓ를 기록해 판매량 격차를 줄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9.5%에서 48.9%로 낮아졌고 하이트진로는 26.9%에서 30.8%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지난해 일시적으로 카스의 출고가를 인상한 부분이 반영됐고 테라와 하이트의 출고가를 동결했던 만큼 매출액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할 경우 오류가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자료는 맥주보다 저렴한 발포주까지 포함돼 있어 가격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오비맥주는 카스의 출고가 인상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았고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맥주 시장 점유율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맥주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류 소비 감소세가 확연하지만 테라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끝나는 만큼 소비자의 냉정한 판단에 따른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로서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점유율 수성에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류 고시 개정에 따른 주류 리베이트가 금지된 이후 처음 맞는 여름 성수기인 만큼 두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