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019년 유럽 특허 출원 2위·3위 기록

삼성과 LG가 유럽 특허 출원 순위에서 전년보다 한칸씩 끌어올리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국가별 순위에서 스위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쟁쟁한 경쟁국을 물리치고 6위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전체 1위를 차지하며 5G 기술력을 자랑했다.

12일 유럽특허청(EPO)이 발표한 2019년 특허 출원 통계에서 3524건의 특허를 출원한 화웨이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858건의 특허를 출원한 삼성이 세계 2위, 2817건을 출원한 LG가 3위를 기록했다. 삼성과 LG는 2018년 3위, 4위에서 한칸씩 순위가 상승했다. 다른 한국 기업은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2813건), 지멘스(2619건), 퀄컴(1668건), 에릭슨(1616건), 로열 필립스(1542건), 소니(1512건), 로버트 보쉬(1498건)가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 LG에 이어 포스코(156건), 현대(118건), CJ제일제당(69건), SK(59건), LS산전(49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32건), 두산(25건), 코오롱산업(22건)이 유럽에 특허를 많이 출원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전년대비 14.1% 증가한 8287건의 특허를 유럽특허청에 출원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이는 미국(4만6201건), 독일(2만6805건), 일본(2만2066건), 중국(1만2247건), 프랑스(1만163건)에 이은 세계 6위 기록이며, 성장률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기록이다. 우리나라 유럽 특허 출원 수는 2017년 6457건 이후 2년 연속 10%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특히 우리나라 업체가 유럽특허청 출원 후 허가를 받은 특허 수는 2015년 1993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7247건으로 4년 만에 세배 이상 급증했다.

우리나라 유럽 특허 출원 분야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15%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자기기 및 기구, 에너지가 12%, 컴퓨터 기술 10%, 기타 소비재 5% 순이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특허 출원이 많은 것은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컴퓨터 기술 분야는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유럽특허청은 44개 회원국 7억 명 규모 시장에서 고품질 특허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유럽특허청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이제 EPO의 특허 출원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었다”면서 “한국 기업의 가파른 특허 출원 성장세를 보이고 순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한국 경제의 혁신성을 뚜렷하게 입증해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