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2일 오후 1시경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200선물이 전일종가보다 5.06% 하락한 직후다.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만이다.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암초에 걸려 향후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이드카는 일종의 가격안정화 장치다. 시장을 진정시키는 것이 주목적이다. 서킷 브레이커 전 단계로 증시 불안정 전조현상이기도 하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거래 종목 중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5% 이상 등락한 시세가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선물 가격 6% 이상 등락, 코스닥150 3% 등락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한다. 하루 한 차례만 가능하다. 주식시장 매매거래 종료 40분 전까지 발동할 수 있다.
서킷 브레이커는 1~3단계로 나눠진다. 서킷 브레이커는 사이드카보다 강력한 조치가 들어간다. 1·2단계에서는 20분간 주식시장과 관련한 파생상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3단계가 발동되면 당일 장이 마감된다. 단계별 1일 1회 발동으로 제한된다.
사이드카 발동은 증시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는 의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834.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73.94P, 3.87% 떨어졌다.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1908.27로 마감, 1900선을 간신히 지켰다. 하루 만에 1800선이 위태로울 만큼 하락폭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선언이 하방압력을 가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이날 오전 미국 트럼프 대통령 대국민 연설이 불안 심리를 가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진전된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악재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국가에서도 감염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백신 개발 등 호재, 감염자 급증과 같은 악재에 시장이 휘둘릴 것이란 관측이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뉴욕증시 공포지수인 VIX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은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 이슈에 따라서 주가가 급등, 급락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투자주체 혼란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