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이 약 31%, 할인점 매출은 20% 급감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는 76% 줄어들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내릭막을 걸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도 코로나19 글로벌 파급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원자재·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6%, 19.6% 줄었다. 반면 접촉면이 적은 온라인 매출액은 껑충 뛰어 27.4% 증가했다.
한국을 찾은 유커는 76.1%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월(-15.7%)에 이어 2월에도 24.6%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6.9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2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실적 기준 65로 전월보다 11포인트(P) 내렸다. 3월 전망은 69로 역시 8포인트(P) 내렸다.
대외환경도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2월 넷째 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2.2달러로, 1달 전(63.8달러)에 비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우려가 커지자 석유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다.
비철금속 가격은 코로나19로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구리 가격이 6.0% 하락했고 알루미늄과 니켈 등도 각각 6.0%, 4.8% 내렸다.
이외 주요 지표를 보면 1월 전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1.3%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4% 늘어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늘었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6.6% 줄었다. 건설투자는 3.3% 늘었다.
수출은 조업일수가 3.5일 늘면서 2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2억5000만 달러 줄어든 1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