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1단 75톤 엔진 인증 완료…내년 발사 준비 착착

항우연, 설계부터 인증까지 韓기술로 수행
해외서 13년 이상 걸린 작업 10년 내 완수
2단용 75톤·3단용 7톤 엔진도 연내 마무리

내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탑재할 1단용 75톤 엔진 인증이 완료됐다. 우리 손으로 75톤 엔진 설계부터 설비구축, 인증까지 개발 전주기 과정을 수행했다는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임철호)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한 누리호 1단용 75톤 엔진 인증 프로그램을 최근 공식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우연 연구진이 누리호 1단 75톤 엔진을 살피는 모습
항우연 연구진이 누리호 1단 75톤 엔진을 살피는 모습

엔진 인증 프로그램은 엔진이 실제 잘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발사체 1단 엔진의 경우 보통 125~130초 연소하는데, 이를 260초로 연장하는 시험을 비롯해 가혹한 조건을 반영하는 식으로 엔진 완성도를 가늠한다. 인증 과정에서 결함을 발견하면 엔진 제작에 이를 반영한다. 항우연은 150회 실험까지 별 문제 없이 프로그램을 마쳤다.

프로그램 완료는 실제 비행을 위한 엔진 개발 과정을 끝냈다는 의미다. 엔진 인증 프로그램 수행은 적지 않은 노하우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를 외부 도움 없이 우리 손으로 직접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항우연은 이번 75톤 엔진 설계에서 인증까지 전 과정을 80명이라는 한정된 인원으로 10년 내에 완수했다. 해외에서는 보통 13년 이상 걸리는 과업이다.

75톤 엔진 연소 시험 모습
75톤 엔진 연소 시험 모습

항우연은 누리호 2단용 75톤 엔진과 3단용 7톤 엔진 인증 프로그램도 계속 진행한다. 2단 75톤 엔진은 1단용 엔진과 비교해 노즐부위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같지만, 점화와 연소 조건이 달라 별도 인증 프로그램을 거쳐야 한다. 1단 엔진 점화·연소지점은 지상이지만 2단은 공중이다. 이들 2·3단 엔진 인증은 올해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김진한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1단 엔진 인증은 마쳤지만 제작과정이 남아있고, 2단과 3단 엔진 인증 과정도 계속 진행해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엔진 개발의 모든 과정을 수행해 전주기 노하우를 얻는데 성공했으니, 우주기술 선진국을 넘어서는 한국형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날도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