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오프라인 교육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한국표준협회와 한국생산성본부 등 교육·컨설팅 기관들이 비상계획 마련에 돌입했다. 이들 기관들은 오프라인 직무교육이 전체 교육과정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온라인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생산성본부와 표준협회 등 교육·컨설팅 기관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과정을 재개하지 못하면서 비상계획 마련에 나섰다. 특히 서울 시내 콜센터를 중심으로 수도권에도 확진자가 확대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표준협회는 이상진 회장을 포함해 전 직원이 격주 간격으로 재택 근무에 돌입한다. 주요 보유 시스템에 대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기는 등 시스템 효율화도 검토한다.
표준협회 관계자는 “교육 사업이 상당히 큰 편이라 내부적으로 운영비 경감 등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 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사태가 정상화됐을 때 집중할 사업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생산성본부는 교육 사업 감소와 함께 정부 지원사업 발주 지연을 대비해 위기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공개교육은 약 2~3달 정도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다른 부분에서 보완할 사업을 찾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 사업이나 정책 사업은 발주가 지연되는 것으로 판단해 발주가 본격화될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협회와 생산성본부는 오프라인 위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이 교육 집중도와 효율 측면에서 온라인 교육보다 우수해 기업 수요가 많다. 오프라인에서 20시간 교육을 이수하려면 3일간 집중 교육하면 되지만 온라인 교육은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통상 한 달 동안 학습해야 한다. 교육비도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의 20% 정도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중 온라인 교육 비중은 10~20% 수준”이라면서 “오프라인 교육은 기업 대상 직무개발 과정이 많고 온라인 교육은 밀레니얼 세대 대상으로 시행하는 자기계발 과정이 많다”고 밝혔다.
표준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오프라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고, 온라인 교육은 사전학습 정도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교육 사업도 장기간 타격이 예상된다. 기업이 의무교육 외에는 교육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서울에서도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당장 오프라인 교육을 시행하기 어렵다.
표준협회와 생산성본부는 온라인 교육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표준협회는 품질·생산·에너지·4차 산업혁명 온라인 콘텐츠를 기업 대상으로 다양화한다. 자체 인적자원개발(HRD) 교육 시스템이 필요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별도 사이버 연수원 개설도 지원한다.
생산성본부는 지난해 11월 신설한 조직인 케이랩(K-LAB)에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정액제로 운영해 수요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준비하고 대면교육이 필요한 내용은 지속 특화해 나갈 계획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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