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 기계업계가 2분기 수주 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에 수주한 사업이 매출에 반영됐지만 다음달부터는 코로나19로 생산·영업활동이 멈춘 영향이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큰 공작기계 분야에서 여파가 우려된다.
17일 기계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계 타격은 2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계업종은 생산에서 수주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려 올 1분기에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 영업활동으로 수주한 사업이 매출에 반영됐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영업활동이 중단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원한 이후 기술 지원 등을 위한 출장과 수주 활동을 하지 못했다”면서 “지난달과 이번 달에는 그전에 했던 수주가 반영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다음달부터는 영업 활동을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상 2월까지는 전년 수주 물량이 영향을 미치지만 이후에는 올해 수주한 물량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기계업계는 해외 사업 중단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주부터 미국·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현지 사업이 어렵다. 특히 유럽에서는 대면 영업활동이 아예 중단되면서 애로가 커지고 있다.
독일 수출 물량 비중이 큰 기계부품 기업 A사 관계자는 “이달부터 외국 바이어가 국내로 물건을 확인하러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유럽에 출장 나간 엔지니어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현지 생산 공장 가동이 재개됐지만 아직 정상 가동률은 회복하지 못했다. 또 중국이 한국인 입국 시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면서 현지 사업은 정상적으로 하지 못한다.
기계업계는 공작기계 부문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건설기계는 사태가 진정된 후 각국이 내수 부양정책을 펴면 수요가 늘어난다. 반면에 공작기계는 수요업체에서 설비 투자를 빠르게 재개하지 않으면 수주가 다시 상승하기 어렵다. 또 두산공작기계와 현대위아, 화천기계 등 주요 공작기계 업체들은 해외사업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높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리로 융자받을 있는 산업재해예방시설자금이 최근 투입돼 업체가 숨통이 트였다고 들었다”면서 “다만 은행에서 검토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업체에서 애로사항이 크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4월부터 올해 영업활동 본격 반영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