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실용적이고 정밀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AI가 의료용 로봇에 탑재되면서부터다. AI는 스스로 분석, 취합한 정보를 인간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의료진은 AI 정보를 토대로 안전하고 정밀하게 시술한다. 국내에서도 자체 개발된 AI 의료로봇이 수술 현장에서 활용된다.
◇고영테크놀로지, 뇌 수술보조 로봇 '키메로' 상반기 출시 예정
코스닥 상장사 고영테크놀로지는 고영 뇌정위 수술 기반 내비게이션 의료용 입체정위기 시스템 '키메로'를 개발했다. 키메로는 뇌수술을 보조하는 의료용 로봇이다. 2011년 개발에 착수해 최근 개발을 완료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기존 수술 로봇에 AI를 접목했다. 수술 로봇은 인간 의료진이 보다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 정밀 장비 기반 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시술 정확도를 높였다. 키메로는 AI를 접목, 과정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 기존 의료로봇처럼 정밀한 시술을 지원하는 동시에 의료 정보와 최적 수술 경로를 제안한다.
키메로는 △이비인후과·신경외과 수술 분야 적합한 소형화 다자유도 로봇 △의료 영상 기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고정밀 3차원(D) 의료용 센서를 이용한 수술 가이드 로봇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로봇의 눈 역할은 의료용 센서가 담당한다. 1㎜급 이하 위치 정확도를 갖춘 툴 트랙킹과 3D 환부 측정 센서를 갖췄다. 수술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해부학 위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다. 침대 부착형으로 제작돼 환자 자세, AI 분석 결과에 맞춰 이동한다.
AI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MR) 등 사전에 촬영된 의료영상과 키메로 센서가 인식한 환자 이미지를 정합한다. AI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기술이다. CT, MR와 센서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AI는 다양한 학습을 거쳤다. 서로 다른 이미지를 병합하고, 높은 정확도를 갖췄다. 로봇은 환부 위치를 도출한 뒤 인간 의료진에게 최적 수술 경로를 제안한다.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도구를 매칭하는 것 역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 기술은 정확도가 높아 2016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했다.
고영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에 있는 고영테크놀로지 AI연구소에서 AI를 개발한 결과물”이라면서 “상반기 중 국내 시중 병원에 키메로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 코로나19 현장에 AI·로봇 적극 투입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AI와 로봇을 도입했다.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온 중국은 로봇과 AI 기술을 의료 현장에 적극 도입했다. 로봇을 활용하면 의료진과 감염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중국 로봇업체 뤼상테크는 선양시 적십자회와 제4 인민병원에 의료용 순찰 로봇 '서우왕저'를 도입했다. 로봇은 카메라로 환자 얼굴을 인식하고 약품 전달과 신체검사 활동을 진행한다. AI 기반으로 사람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자율주행도 지원한다. 별도 조작 없이도 스스로 병원 내부를 순찰한다.
미국 제약사 인실리코 메디슨은 코로나19 퇴치에 활용할 수 있는 화합물 분자 구조 정보를 공개했다. AI가 수천 개 분자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하기에 적합한 분자 구조를 찾아냈다.
국내에서는 최근 서울의료원이 의료지원 로봇을 도입했다. 시민 발열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음압병실을 살균한다. 의료폐기물 운송까지 담당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