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모든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개학일이 4월 6일로 연기됐다. 세 번째 연기 결정으로, 5주 연기는 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한 대입 일정 변경을 검토하는 한편 온라인 원격학습으로 학습 공백을 줄이는 데 주력한다.
교육부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과 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일을 3월 23일에서 4월 6일로 2주 연기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정부는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될 위험성이 높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아들였다.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안전한 개학이 가능한 지 판단하기 위해 최소 2~3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0학년도 신학기 시작 시점에서 총 5주 휴업이 실시됨에 따라 유치원, 어린이집과 각급 학교의 학사 일정도 바뀐다.
예정대로 3월 23일 개학을 한다면 평일 기준 총 15일 휴업으로, 수업일수 감축 없이 방학 조정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이날 결정에 따라 4월 3일까지 추가 휴업을 하면서 10일을 법정 수업일수에서 감축해야 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10일 감축을 권고하고, 감축한 수업일수에 비례해 수업시수 감축도 허용키로 했다.
개학 연기로 대입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9월 수시를 위해서는 학생부와 1학기 성적이 8월까지 마무리돼야 하지만 당장 중간고사부터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능 연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장기간 고교 개학 연기 등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여러 대입 일정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 6일로 개학을 미뤘지만 개학일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 개학이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개학 시기와 방식 등을 탄력 조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휴업 연장으로 인한 학습 및 돌봄 공백 최소화를 위해 추가 재원을 투입한다. 추경 정부예산안에 편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원을 긴급돌봄 지원, 마스크·손세정제 등 방역물품 준비, 온라인 학습 운영 등을 위해 집행할 계획이다.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신학기 개학 준비추진단'을 구성하고 학교 방역 및 위생 관리, 학생 학습지원 대책 등 개학 전 준비 사항을 점검한다.
원격학습도 운영한다. 휴업 3주차인 20일까지는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학습콘텐츠, 일일학습을 안내한다. 23일부터는 교사가 다양한 교과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교육 과정을 운영하도록 한다. 과제도 내고 피드백도 적극 할 수 있도록 한다.
정보소외계층 학생에게 PC 및 인터넷 통신비 등을 지원하고, 학교 보유 스마트기기를 대여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매주 2회 이상 신학기개학준비추진단 회의를 통해 원격학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점검한다.
긴급돌봄도 운영한다. 온라인 학습온 사이트에 '돌봄아이디어' 코너를 신설하고, 다양한 이러닝 콘텐츠를 공유한다. 어린이집에서도 긴급 보육을 실시하고 유치원, 학교와 동등한 수준의 감염증 예방 조치 및 행·재정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로 휴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학습결손, 돌봄공백 등이 발생하지 않고 개학 후 학교로의 정상 복귀를 위해 제반 사항을 꼼꼼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