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업계 당기순이익이 2조원 감소했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금리하락과 손해율 악화로 발생한 예견된 손실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019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손해보험회사 순이익은 5조3367억원이다. 이는 2009년 3조9963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하면서 전년 대비 26.8%(1조9496억원) 급감했다.
우선 생명보험회사 순이익은 3조1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2.8%(9185억원) 줄어든 규모다.
금리하락으로 보증준비금이 증가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24조4198억원까지 늘어났다. 2018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처분이익에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되면서 투자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15억원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30% 넘게 축소됐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지속하면서 전체 순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순이익은 2조2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1조311억원) 축소됐다.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전체 손해율을 상쇄하지 못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투자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조3932억원 증가한 9조129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등 평가이익이 올라 보험회사들이 보험영업 손실을 메꾸기 위해 금융자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의 보험영업손실 악화는 지속됐다. 지난해 손해보험사의 보험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조8890억원 늘어난 6조211억원으로 나타났다. 장기보험 사업비 증가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이 반영된 수치다.
지난해 보험회사 수입보험료는 212조7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8512억원(5.4%) 증가했다. 생명보험회사는 지난해 117조2624억원의 수입보험료를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5.8%(6조419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손해보험회사는 95조4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4조4319억원) 증가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퇴직연금 등 전종목 원수보험료 규모다 3.9~5.1%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보험회사들의 총자산은 1238조916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2%(83조6781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45%와 4.41%로 전년 대비 각각 0.19%포인트(P), 2.25%P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성장·저출산·저금리 3중고에 직면한 어려운 경영상황에 최근 코로나19, 경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하로 보험회사 영업위축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면서 “보험사들이 외형확대만을 위한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내실 있는 경영을 추구하도록 감독과 검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