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교수 "제2의 외환위기 막으려면 한미 통화스와프, 외환보유고 확대 필요"

김대종 세종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교수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제2의 외환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2배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구 이동이 금지되고, 교역이 줄어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제2의 IMF 외환위기에 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이동이 줄면서 수요와 공급 위축, 실물경제 위기, 금융위기로 확대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상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실물경제에서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외국인은 약 12조 원의 한국주식을 매도했다. 17일 환율은 1238원으로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16일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0.7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 등 모든 업종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무역의존도가 75%인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도 3월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수출 강국인 한국이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현재 단기외채비율은 34%쯤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국제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로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2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두 배로 확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는 국제결제에서 인정되는 기축통화여서 외환위기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경제규모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비축액은 한국 GDP 1.6조 달러의 25%”라며 “국가별 GDP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을 보면 스위스 120%, 홍콩 124%, 사우디아라비아 65%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GDP가 작지만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대만은 외환위기를 전혀 겪지 않았다”며 “그 이유는 대만은 GDP의 약 8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4097억 달러 세계 9위 외환보유고라고 국민을 안심을 시키지만, 실제로는 IMF와 BIS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면서, 무역의존도가 75%이다. 그러므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1조 달러 이상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높은 자본시장 개방성과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쉽게 유출을 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종료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수년전부터 논문을 통해 이런 우려를 제기해왔다. 2015년 미국 학술지 '비즈니스 앤 이코노믹스' 4월호에 실린 '신흥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적절한 외환 보유고' 논문을 비롯해 지난해 8월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외환보유고가 주가에 미치는 상관관계 연구'에서도 외환보유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