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만난 롯데쇼핑…인력 구조조정 카드 뽑나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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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롯데쇼핑이 고용노동부를 찾아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점포 30% 정리에 따른 인력 감축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사전 논의가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3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을 방문해 점포 구조조정 발표와 관련해 고용 안정 사항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마트와 슈퍼 인사담당 고위급 임원을 비롯해 김태현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장과 근로개선지도1과장 등이 참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롯데쇼핑 점포 구조조정 발표와 관련해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근로시간 단축과 일터컨설팅 등 노동 관련 정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안에 대한 롯데마트 노조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면서 노사 분쟁에 대한 자문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측은 폐점 매장 인력을 인근 점포에 배치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대량 점포 폐점에 따른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점포 200여개를 정리하다보면 인력 재배치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부실점포 200여개 중 대부분이 마트와 슈퍼에 집중된 상황에서 해당 사업부 임원진들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관련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을 수 있다.

내부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사 분쟁에 대한 자문 등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이날 서울동부지청 근로개선 관련 3개과 중에 노조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근로개선지도1과 실무진만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처리와 고용차별 개선 등을 담당하는 지도2~3과와 달리 지도1과는 노조 문제와 특별근로감독 청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롯데쇼핑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노조와 극심한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청장이 새로 부임한 지 얼마 안돼 구조조정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짧게 티타임을 가진 것”이라며 “인력 감축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하이마트가 일부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 역시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인력 감축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점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이야기는 실적 악화가 주 원인이다. 지난해 롯데쇼핑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감소했다. 4분기 들어서는 1조16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특히 롯데마트는 248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슈퍼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이 1038억원에 달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