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 이사회 의장 선임…'책임경영 강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며 사실상 세대교체가 공식화됐다.

현대자동차가 3월 19일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현대자동차가 3월 19일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현대차는 19일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지난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차 이사회는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차그룹 지휘봉을 넘기는 과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측은 “코로나 등 세계 경제위기 우려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재계는 이번 이사회 의장 선임을 통해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조직문화를 바꾸고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사회 안건과 운영 등에 이해도가 높은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를 끌어가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는 이사회의 전문성, 독립성, 투명성 강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자동차 산업도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산업수요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수요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신차판매 확대, 원가구조 혁신, 미래사업 본격 실행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우선 권역별 경영 환경에 따라 판매전략을 차별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권역별로 불필요한 라인업과 파워트레인 효율화를 가속화하고 재료비·투자비도 대폭 절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동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구동 부품 경쟁력 기반을 강화한다. 또 모빌리티 서비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도·유럽 등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준비하고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등과 폭넓은 영역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