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임 이부진…호텔신라 위기대응 '시험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19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았다. 2011년 대표이사 취임 후 1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끌어온 것에 대한 굳은 신뢰를 재확인했다.

호텔신라는 19일 오전 장충사옥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승인했다. 벌써 세 번째 연임이다. 이 사장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직시하며 생존을 위한 도전과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사장은 “연초부터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통·관광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대내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 하겠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승승장구했던 호텔신라는 코로나 여파로 최악이 위기를 맞았다. 관광객 발길이 끊긴 면세점의 임차료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호텔사업은 객실점유율이 20~30%까지 급감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하늘길이 끊긴 김포공항 면세점은 28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추진한 베트남 다낭 신라 모노그램 개장이 차질을 빚는 등 국내외 사업 전부 위기 상황이다. 증권가는 호텔신라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초 대비 41.4% 줄어든 476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그간 호텔신라 성장을 이끌어 온 이부진 사장의 위기 대응 능력이 주목된다. 이 사장은 코로나 위기에 맞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고객경험 극대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지속가능 성장 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면세사업의 사업모델, 지역, 채널, 상품을 다변화하고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 기회를 발굴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주력 사업인 면세점은 온·오프라인 매장 디지털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2018년 사드 보복 당시 중국으로 직접 건너가 씨트립 최고경영자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위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에 이 사장이 어떤 돌파구를 찾아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이사회는 이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사유로 “2001년 호텔신라 입사 이후 총 18년 6개월간 경영전략담당과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며 호텔·면세·생활레저 등 전 사업영역에 대한 경영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매출 5조7173억원, 영업이익 2959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