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활용해 '대학 통합 학습관리시스템'을 긴급 구축한다. 온라인 강의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대학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이 매월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클라우드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대를 비롯한 일부 소규모 대학에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 통합 학습관리시스템'을 포함한 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 비용 4억5000만원이 추경에 편성됨에 따라 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고 19일 밝혔다. <본지 3월 10일자 2면 참조>
대학 통합 학습관리시스템은 콘텐츠 제작부터 공유, 출석·진도 체크, 평가에 이르기까지 종합 관리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이다. 애당초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9개 거점 국립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공유하고 학점을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관리하기 어려운 대학이 늘자 추경을 투입, 시스템을 확장하기로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에듀테크 기업 유비온이 개발한 시스템에 통합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수십개 대학이 한꺼번에 접속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증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테스트를 거친 만큼 이르면 이달 안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대학이 온라인을 통해 개강했다. 영상회의 툴로 학생과 적극 소통하면서 수업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한글 파일을 올려놓는 식으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출석 체크 등 관리 방식도 주먹구구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LMS를 갖추지 않은 대학은 우선 대학 통합 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관리할 수 있다. 자체 LMS를 구축하지 않은 대학은 3분의 1 수준인 100여개에 이른다.
100여개 대학이 모두 LMS를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LMS 지원은 가능해졌지만 개별 대학이 실제로 클라우드를 활용한 온라인 강의 제작에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추경에서 개별 대학을 위한 지원은 반영되지 않았다. 개별 대학 지원을 위해 필요한 275억원은 추경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삭감됐다.
에듀테크업계 관계자는 “보통 대학당 강의가 2000~4000개 되기 때문에 한 달 클라우드 비용이 많게는 수천만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학이 클라우드 비용을 지속해서 지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중소 규모 A대학은 2개월 기준 2000만~3000만원 비용으로 50테라바이트 규모의 외부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대학일수록 클라우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를 방치하면 주먹구구식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중소 대학과 전문대는 클라우드 비용 지불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문대 관계자는 “현재 등록금 동결로 교직원 임금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열악한 전문대가 많다”면서 “통합 LMS가 있어도 클라우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전문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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