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내달 3일부터 일제히 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사회적 분위기상 적극적 홍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은 4월 3일부터 19일까지 17일간 봄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작년까지 봄 세일을 열흘로 단축 운영해왔던 신세계백화점도 올해는 세일 기간을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즌 장사가 부진하면서 매출 타격이 워낙 컸다”면서 “소비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정기세일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줄었다. 이달 들어 하락폭은 더 커졌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대비 41.7% 급감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34.2%, 32.3% 감소했다. 2월 매출 하락을 방어했던 명품마저 3월부터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백화점들은 이번 봄 정기세일 규모를 작년보다 대폭 확대하고 물량을 늘려 소비 진작에 나설 방침이다. 봄 장사 부진으로 재고가 쌓인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협력사들의 대대적인 행사 참여가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정기세일 첫 주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카드사 제휴 5% 할인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패션 잡화를 중심으로 세일 물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품본부가 참가업체 공개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로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아직 미확정 상태”라며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정기세일 기간에 맞춰 내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전점에서 골프 페어를 열기로 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야외활동도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8개점 골프 전문관은 물론 각 점포 의류 브랜드가 동참한다. 마크앤로나, J린드버그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전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700여개 브랜드가 봄 정기세일에 참여했던 현대백화점도 올해는 참여 업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여성·남성패션 등 패션품목을 중심으로 봄 신상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행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갤러리아는 이번 세일 테마를 친환경에 맞추고 행사 첫 주말 갤러리아카드로 20만원이상 구매 시 시그니처 장바구니를 선물로 증정하기로 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겨울 장사에 이어 봄 장사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고가 많이 쌓인 상태”라며 “이월상품으로 넘어가면 판매가가 크게 하락하는 만큼, 물량소진을 위해 할인폭을 대폭 키워 행사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세일을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봄 정기세일 매출이 6.4% 늘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백화점 전체가 명품과 리빙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5.0%가량 늘었다.
한편 백화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사기간 철저한 소독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손소독제 비치 등 방역 조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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