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6일 온라인 개학에 무게를 두면서 초·중·고 학교는 사실상 이번 주부터 원격 수업을 시작한다. 사전 원격수업으로 문제점을 확인·보완해야 다음 주 정규 수업을 온라인으로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등교 개학과 형평성, 소외 계층 발생, 학부모와 교사 부담 가중 등 문제를 일주일 안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모든 학교가 이번 주부터 다양한 형태의 원격수업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해달라고 각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휴업 지속, 등교 개학, 온라인 개학 여부를 30~31일께 결정할 예정이다.
법 개정없이 휴업을 늦출 수 있는 기간은 수업일수의 10%(19일)다. 국회의원선거일을 감안해 최대 4월 20일 개학까지 연기는 법적으로 가능하다. 이미 세 차례 개학을 연기한 상황에서 개학을 또 한번 연기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수업일수를 10일이나 줄인 상황에서 더 줄이게 되면 학사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법적 수업일수를 감안하면 마냥 개학을 미루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사실상 온라인 개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대비해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해 지난 27일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
온라인으로 개학하면 각급 학교는 이번주 내로 협의회를 통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한다. 중등은 교과별협의회, 초등은 학년별협의회를 통해 어떤 콘텐츠로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확진자가 없는 일부 코로나19 청정지역은 교실수업을 하는 등교 개학을 하더라도 확진자가 나타난 지역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를 통한 집단 감염에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규모 등교 개학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온라인 개학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주일 내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쳐야 하는 부담이 크다. 교육부는 지난주까지 거의 모든 학급에서 온라인 학급방 개설을 완료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기 힘든 학생·학부모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학교만 온라인 개학을 하면 평가 공정성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개학에 맞춰 교육과정을 새로 짜야 하는 학교도 부담이다.
저학년은 어떻게 수업을 할 것인지, 동영상이나 과제 중심 수업을 할 경우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문제다. 저학년은 학부모 도움 없이 온라인만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 긴급돌봄을 이용할 때는 돌봄교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다자녀 단말기 확보도 시급하다. 단 몇 명이라도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수업을 강행하면 보편 교육이 될 수 없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시도교육감들과 영상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4월 6일 개학 시행이 가능한 조건과 방안, 개학 전후 학교 방역관리 강화 차원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정 총리는 “아직 4월 6일 개학에 대해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개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감염위험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 돼야 하고, 학교 방역체계가 갖춰 있어야 하며 학부모·지역사회·교육계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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