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이 30%가량 떨어졌다. 2018년 상반기 가상자산 투자 붐 붕괴 직후 수준이다. 세계 주식시장 추세도 유사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모두 하락폭과 시장 변동 시점이 비슷했다.
30일 업비트에 따르면 전일 기준 비트코인 종가는 721만8000원이었다. 연초 상승세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14일 대비 39%가 하락했다. 이날 비트코인 종가는 1184만5000원이었다.
비트코인 시세는 2018년 1분기 수준으로 후퇴했다. 당시는 2017년 12월 비트코인 '광풍'이 분 직후였다. 2018년 1월 5일 종가는 2744만원에 달했다. 비트코인 광풍 정점이었다. 빠르게 달아올랐던 시장은 하락세도 급격했다. 한달 만인 2월 5일 종가는 783만원이었다. 72% 하락했다.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현 수준이 비트코인 최저점은 아니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1분기까지 3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됐다. 그러나 연초 가상자산 반등 기대감은 현재로선 찾기 힘들어 보인다. 불과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시장은 증시와 정반대 양상이었다. 연초 상승세로 오랜만에 1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흔들릴 때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탔다. 이후 하락장이 시작됐다. 특히 이달 12일 종가가 636만원으로 급락했다. 하루 만에 33%가 떨어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비트코인 하락세는 증시 지수 하락폭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달 19일 3393.52를 기록한 이래 이달 27일 기준 2541.47까지 후퇴했다. 하락폭은 26%다. 최저점(2191.86)을 기록했던 지난 23일엔 고점 대비 36%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시장 추세가 유사하다. 다만, 증시는 각국 정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에 힘 입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때 코스피 지수 역시 비슷한 하락세다. 이달 19일엔 지수가 1457까지 무너졌다. 지난 1월 고점 대비 36%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현재는 미 증시와 마찬가지로 반등에 성공했다. 세계적 경기부양책 영향에 1700선까지 올라왔다.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움직임이 유사한 것은 눈에 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만 분위기가 달랐다. 이후 시장이 공포감을 느끼고 하강하는 시점과 낙폭이 상당 부분 유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공포감이 가상자산을 비롯한 금융시장을 강타한 결과로 풀이된다”면서 “장기 경기 침체에 대비한 현금화 움직임에 가상자산 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