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생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혈관줄기세포'를 개발했다.
울산과기원(UNIST)은 김정범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피부세포에 혈관 발달 유전자 2종을 주입해 혈관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히면 조직으로 전해지는 산소와 양분 전달이 부족해 허혈성 혈관 질환이 생긴다. 치료법으로 혈관 구성 세포를 주입, 혈관을 새로 만들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세포 치료가 주목받아 왔다.
혈관줄기세포는 2종의 혈관 구성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 일반 세포와 달리 자가 증식을 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 적합해 유력한 세포 치료제 후보다. 다만 혈관줄기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하다는 만능성 때문에 오히려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임상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만능 분화 단계'를 건너뛰고 특정 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바로 바꾸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혈관줄기세포를 만들었다.
피부를 구성하는 섬유아세포에 혈관 발달 초기에 주로 발현되는 두 가지 유전자(Etv2, Fli1)를 주입해 혈관줄기세포로 바꾼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혈관줄기세포는 자가 증식이 가능하고, 혈관 구성 세포인 혈관내피세포와 평활근세포로 잘 분화했다.
이 세포를 뒷다리 혈관이 막힌 실험 쥐에 주입하자, 혈류 흐름이 회복되고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졌다.
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비교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법으로 혈관줄기세포를 만들어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생긴 질환을 고칠 세포 치료제를 상용화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갔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