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직접대출 본격 시행...넘치는 대출 수요에 자금 소진 우려 증폭 "2차 추경으로 추가 재원 마련해야"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0만원을 신속 대출해주는 소상공인 직접대출이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일주일간의 시범 운영 끝에 장시간 대기와 온라인 신청 접수 등의 문제점은 다소 완화됐지만, 창구에서는 여전히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예상을 넘어서는 대출 수요에 따른 조기 자금 소진 우려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소상공인 직접대출 본격 시행...넘치는 대출 수요에 자금 소진 우려 증폭 "2차 추경으로 추가 재원 마련해야"

1일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출 신청 기관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뿐만 아니라 기업은행과 시중은행 등으로 확대됐다. 신용등급 1~3등급의 소상공인은 시중은행을 통한 이차보전대출, 1~6등급의 소상공인은 기업은행을 통한 초저금리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직접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소진공에서도 생년월일에 따른 홀짝제 운영, 사전예약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창구를 분산하고 있다.

시행 첫 날인 이날도 현장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직접대출에 의존해야만 하는 저신용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대출 신청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소진공은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이 어려운 고령의 소상공인을 위해 일부 대출 물량을 현장에서 접수했지만, 이미 지역센터 영업시간 1시간도 전인 오전 7시반에 모든 현장 대출 접수가 마감됐다. 영업 시간에 맞춰 소진공 지역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소진공 서부센터를 찾은 한 소상공인은 “온라인 신청도 하루에 15명 안팎으로만 받아서 번번히 신청이 어려워 서류까지 모두 출력해 직접 센터를 찾았는데 여기서도 돌려보내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면서 “매번 이렇게 기다리다 결국 대출도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우려가 나온다. 소진공 관계자는 “정해진 금액이 있다보니 각 센터 별로 대출 물량을 한정해 신청을 받고 있다”면서 “임시센터를 만들고 본부 인력을 파견해 대출 수요에 못 미치는 현장 인력은 충원을 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정해진 금액 내에서 대출을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대출 신청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진공 긴급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에 배정된 재원은 2조7900억원이다. 최대 1000만원을 대출해주는 만큼 단순 집계해도 3만명이 채 안되는 소상공인만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중기부에서는 제도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 하루 2000건 정도 접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범 운영 기간 직접대출 하루 접수 건수는 첫 날 200여건에서 증가해 지난달 30일에는 1400건으로 늘었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선 자연스레 자금 소진 우려가 먼저 나오고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저신용 소상공인 특성 상 대출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라고 이야기하기에도 궁색한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저신용 소상공인 대출 수요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그간 저신용 소상공인은 정책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던 만큼 정부 예상보다도 대출 수요가 더욱 많을 수 있다”면서 “극히 일부에게만 직접대출 혜택이 돌아간다면 결국 좋은 정책도 '줄세우기 정책'으로 보여질 수 있는 만큼 2차 추경 등에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각종 필요한 재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