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 산업이 어렵습니다. 시장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될 겁니다. 이런 때일수록 '사람'을 판별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박성혁 컴퍼니디 대표는 올해 11년 차에 접어든 초기 중소기업 전문 투자가다. 초기기업 투자에 뛰어든 건 지난 2010년이었다. 정부가 창업계 판을 키우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박 대표는 투자가로 나서기 전에 삼성SDS, 딜로이트에서 근무했다. 경영 전략, 정보기술(IT) 컨설턴트로 일했다. 주로 대기업을 상대했다. 컨설팅 과정에서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는 비즈니스 틈새가 보였다. 개인투자자로서 초기기업 투자에 투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개인투자조합을 이끌며 수십여 초기기업에 투자했다. 2016년에는 초기기업을 전문 투자, 컨설팅하는 액셀러레이터 컴퍼니디를 설립했다. 전문 분야를 살려 IT·핀테크 분야 기술기업을 발굴, 투자한다.
다만 초기단계 투자는 불확실성이 높다. 완성단계 기업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과실은 크지만 투자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시장에서 박 대표는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다. 비결은 성과다.
박 대표는 1일 투자 성과에 대해 “숫자를 외부에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성공 사례도 있고 실패 사례도 많다. 손익분기점은 맞춰 왔다”며 웃었다.
박 대표의 투자 대상 선별 기준은 단순했다.
박 대표는 “당연히 비즈니스 모델, 매출, 구성원 전반을 다 확인한다”면서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대표자의 됨됨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사업 아이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투자 당시에는 사업성이 없어 보이는 아이템이 시간이 흘러 히트 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면서 “대표의 자질은 변하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인격과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오랫동안 관찰한 뒤 투자를 결정한다”며 나름의 노하우를 피력했다.
실제 촉망받던 신생기업이 대표 도덕성, 신뢰 이슈에 부닥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멀쩡하던 중소기업이 한 사람의 문제로 큰 타격을 받기도 한다. 조직이 작은 만큼 대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초기기업이 더욱더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장 수익을 낼 수는 있어도 투명성 없이는 기업이 영속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대표는 “올해는 도시재생 업계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외부 환경이 변해도 전략은 동일하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