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제주 해저케이블 사업에 중국 업체 배제키로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력이 완도-제주 #3HVDC(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건설사업 입찰에 중국 업체 참여를 최종 배제하기로 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한전이 이 사업에 중국 업체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한전은 '완도-제주 #3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 입찰을 공고했다고 1일 밝혔다.

한전은 “이번 사업은 경쟁 환경·국가 간 상호주의 등을 고려해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입찰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GPA는 정부조달시장의 상호개방을 약속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협정에 속하는 무역협정이다. 입찰 참가자는 WTO 정부조달협정 또는 정부가 양자 간 정부조달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이어야 하고, 체결국에서 기자재를 직접 생산·제조해야 한다. 이에 따라 WTO 정부조달협정에 가입되지 않은 중국 업체는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입찰 공고 기간은 향후 40일 동안이다.

앞서 한전은 입찰 참가자격 범위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규정에 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전이 중국 업체 입찰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시 기재부는 '발주기관이 자체 판단할 문제'라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사업에 중국 기업의 참여를 허락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8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연이은 적자로 재정이 악화되자,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 업체로부터 저가 수주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전남 완도~제주 98㎞ 구간에 해저 전력망을 연결하는 이 사업에는 자재비 700억원, 시공비 1600억원 등 총 2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제주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육지로 보낼 수 있는 국내 첫 전압형 HVDC 사업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