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시장 주도권을 쥘 역량이 있습니다. 세계 DID시장 표준을 선점하려면 한국 기업, 연합체가 모여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김영린 DID얼라이언스코리아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국내 산업계 협업을 거듭 강조했다. DID는 기업, 정부가 중앙집권적으로 관리하던 신원확인 방식을 탈피, 블록체인으로 개인이 자신의 개인정보 통제권을 갖게 하는 간편 신원증명 기술이다. DID로 세계 어디서든 신원확인, 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
김 회장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을 거쳐 금융보안원장, EY한영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 DID얼라이언스코리아에 합류했다. 전통 금융권에 익숙한 그에게 블록체인은 신세계였다. 2015년경부터 화두로 떠오른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DID얼라이언스코리아에서 그간 구상했던 DID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 기업과 기관이 DID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한다. DID는 블록체인 산업 중 효용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각광받는다. 병무청 등 국내기관에서도 최근 DID 솔루션을 시범 도입했다.
김 회장은 국내 연합체 간 동맹을 제안했다. 내수시장을 두고 표준 다툼에 골몰할 경우 세계시장 경쟁에선 각개 격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에선 금융결제원, 라온시큐어 주축의 DID얼라이언스코리아, 아이콘루프가 중심이 된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이동통신 3사가 주도하는 '이니셜 DID 연합'이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사례와 비교해봐도 국내 기업, 기관의 DID 참여도는 매우 높다. 세계시장에서 실질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이니셜 DID 연합이 DID얼라이언스와 함께 하길 원한다”면서 “한국이 세계 DID 시장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각사 핵심 솔루션을 호환하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DID 표준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국내 DID 서비스 상용화 시대가 목전이다. 라온시큐어의 옴니원 메인넷이 올해 7월 오픈한다.
김 회장은 DID 상용화가 소비자 생활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제껏 기업과 기관이 내 데이터를 활용, 관리했지만, 우리에게는 아무 보상이 없었다. DID는 개인정보 주권을 개개인에게 돌려준다”면서 “개인정보를 이용할 때마다 당사자는 마일리지 개념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리워드는 실생활에서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 분야에서 DID 서비스가 먼저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후 적용 분야가 넓어질 것”이라면서 “글로벌 기업도 지속적으로 DID 생태계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