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로가 현대캐피탈 중고차 딜러숍 '싸이오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 중고차 사진을 인식해 차량별 고유 정보와 사고 정보 등을 자동 판독, 대출 승인 시 가치 평가에 활용한다. 기존에 들쭉날쭉하던 인간의 판단에 비해 정확도를 높이고 중고차 시장의 자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중고차 거래는 딜러가 차량 사진을 촬영한 후 시스템에 올리는 방식에 의존했다. 이후 사진을 바탕으로 차종, 파손 정도 등을 파악해 대출계로 넘기는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차량 판독은 연간 30만건, 하루 1000건에 이른다. 이를 모두 사람에 의한 수작업으로 판독했다.
이 같은 작업 방식을 엠로는 AI를 활용, 자동화했다. 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엠로는 차량 이미지 400만장을 수집, 실제 학습에 20만장을 투입했다. 희귀한 차량 사진을 구하기 위해 임직원이 직접 양재 중고차 시장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현재 국산 183종, 수입산 393종 등 총 570여개의 차종을 97% 정확도로 판독한다. 정확도 97%를 넘기지 못한 차량은 사람이 판독하도록 배분한다.
AI 기반 차량 사진 자동 인식 시스템은 크게 사진을 인식해서 각종 정보를 분석·파악하는 부분, 분석·파악을 위한 AI 기능 관리 부분으로 구성된다. 차량 정보 인식·분석은 △브랜드, 차종, 색상을 구분하는 차종 인식 △번호판 탐지 △파손 여부 판단 △공거래 여부 판단 순으로 진행된다. AI 기능 관리는 △모델 학습 △모델 배포 관리 △통계 △관리 기능 등이다.
이번 시스템 출시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자정 작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일부 딜러가 차량 사진을 엉터리로 올리거나 금액을 허위 적시한 사례가 포착됐다. 자동차 잡지나 컴퓨터 스크린에 있는 사진을 올리는 식이다. 실제로 대출할 수 없는 차량 사진을 올리는 공거래는 전체 거래 가운데 2~3%였다. AI 모델을 도입하면 이를 사전에 걸러내고, AI가 학습한 값을 통해 차량에 대한 올바른 값을 제공할 수 있다. 업무 효율성 제고와 함께 정확도를 높여 휴먼 에러를 방지한다.
AI 기반 차량 사진 자동 인식 시스템은 이달 1일 정식 오픈됐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엠로가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성능 검증 등을 거쳐 지난 2월 종료됐다. 엠로 측은 이번 사례가 차량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같은 AI 기술은 사진으로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산업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엠로 상무는 “이번 시스템 출시는 금융권에서 차량 이미지 판독에 AI를 접목한 첫 사례”라면서 “엠로는 고객의 실제 비즈니스에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차량 등 모델이 나라마다 크게 다르지 않고 현재 이미지 판독의 정확성이 사람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불량률 확인과 외관 검사 등 다양한 제조업에도 실제 도입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