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500㎏ 이하 소형위성을 위한 발사체 개발 선행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늘어나는 전 세계 소형위성 발사 수요에 대응해 소형발사체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임철호)은 올해 출범한 원장 직속 '미래발사체연구단'을 통해 소형발사체 선행기술 개발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소형발사체는 탑재 중량 크기 500㎏ 이하 소형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작은 발사체다. 내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일부 요소를 활용하되 규모는 이보다 작은 것을 구상하고 있다. 누리호는 3단 구성인 반면에 소형발사체는 2단으로 이뤄진다.
누리호가 1단은 75톤급 엔진 4기, 2단은 75톤급 엔진 1기, 3단은 7톤급 엔진 1기로 구성된 반면, 소형발사체는 1단 75톤급 엔진 1기, 2단은 3톤급 엔진 1기로 구성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2단에 사용하는 엔진은 소형위성 발사에 맞게 3톤급 메탄 엔진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개발한 7톤급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다. 엔진 추력은 줄이면서 기능을 개선, 작은 위성을 효과적으로 궤도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소형발사체는 국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것을 세부 목표로 둔 것도 이유다. 인근 섬에 발사체 낙하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그만큼 발사체를 멀리 날려야 한다. 이 경우 2단 대비 1단 비중이 매우 커야 한다.
연구진은 재점화가 가능하도록 2단 엔진을 고성능화 할 수 있는 선행기술도 개발한다. 엔진 재점화가 가능해지면 여러 대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다중임무가 가능하다. 재점화 기술은 심우주 탐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소형발사체 중에서도 엔진 2기만을 사용하는 연구가 상당히 도전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주 소형발사체 담당(팀장)은 “현재 세계에서 100개 이상 민간 기업, 각국 우주 기관이 소형발사체 연구에 나서고 있지만 엔진 2기만을 사용하는 성공사례는 매우 드물다”면서 “상당히 도전적인 임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도전에 성공한다면 이득이 막대하다. 우선 급변하는 세계 발사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발사되는 상당수 위성이 소형위성이다. 지난해 발사된 500개 위성 가운데 389개가 소형위성이다. 소형발사체는 대형 대비 1회 발사비용이 저렴하고, 자주 발사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박재성 미래발사체연구단장은 “오는 2023년까지 기관 고유 사업을 통한 선행연구를 마칠 계획”이라며 “과정이 순조롭다면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체계 연구가 가능해지고, 2029년과 2030년 소형발사체를 시험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