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빅매치'이자 '미니대선'으로 불리는 서울 종로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토론회에서 처음 격돌했다. 여야 유력 대권주자로 언급되며 현재 각 당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는 두 후보는 물러섬 없는 공방을 펼쳤다.
이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종로 출마 후보는 총 12명으로 전국 최다지만 나머지 10명 후보는 '직전 선거 정당 득표율 3%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 후보와 황 후보 양자 토론이 진행됐다.
첫 쟁점은 코로나19였다. 황 후보는 정부의 최초 방역 실패로 확진자가 1만명 이상 발생했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그는 “확진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의료진과 시민의 공”이라며 “정부가 공을 차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한국 방역에 대한 해외 평가로 응수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세계 언론과 각국 지도자가 한국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민주주의가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평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한국 방역이 교과서라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겸손한 자세를 요구했다. “외국의 평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우리 시민이 받아야 할 평가”라며 “모든 공을 국민에게 돌리고 정부와 정치권은 겸허하게 국민이 안전한 사회에 살도록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이에 이 후보는 “부실한 게 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국민 덕에 잘한 게 있다면 그것대로 평가하며 자신감을 갖고 함께 극복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정권 책임론도 도마에 올랐다.
황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좌파경제로 인해 우리 경제 기본 틀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당시 총리였던 이 후보도 공동책임자”라고 조준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을 거론하며 통합당이 계속 문제 삼아오던 삼권분립 훼손도 지적했다.
이 후보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나라가 멀쩡했을까 의문을 갖는다”며 당시 총리로 있었던 황 후보의 책임론으로 맞대응했다. 이어 “불과 1~2년 전에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 후보 동의를 국회가 거부했다”며 입법부 장악 주장도 반박했다.
비례위성정당 출범을 놓고도 격론이 오갔다. 황 후보는 비례정당과 관련 민주당과 이 후보가 말바꾸기 했다고 지적했다. 애초 비례정당은 '꼼수'라며 통합당을 저격하던 민주당이 뒤늦게 비례위성정당을 출범시킨 것을 꼬집었다.
이 후보는 통합당은 자체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은 외부에서 참여를 제안받은 것으로 출범 배경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