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SK텔레콤,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성능·전력소모 대폭 개선

NPU 반도체 인간 뇌 신경망 모방
대규모 연산 동시처리...AI 알고리즘 최적화
데이터센터 전력효율 10배 향상 기대
AI 반도체 기술 자립 기반 확보

ETRI 연구진이 AI 반도체 칩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ETRI 연구진이 AI 반도체 칩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민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 분야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했다. 데이터센터 전력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반도체 분야 기술 자립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SK텔레콤 등은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NPU 반도체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 대규모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ETRI와 SK텔레콤은 2017년 3월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AI 연산에 활용되는 반도체(CPU, GPU 등)는 전력 소모량이 크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최신 상용제품은 고가이면서 칩당 전력소모가 300와트(W) 수준이다. 칩 크기가 커서 생산·활용에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전력 소모 및 제작 비용 등 실용성을 고려, 칩 크기를 최소화하면서도 AI 연산에 최적화된 설계 기술을 적용해 높은 연산능력과 전력효율을 구현했다.

동전 크기(7mm x 23mm) 면적에 1만6384개에 달하는 연산장치(Core)를 집적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각 연산장치의 전원을 동작·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

개발한 반도체는 초당 40조번(40TFLO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을 소모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하면 AI 서비스에 대한 전력효율(연산성능/소모전력)이 10배 이상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하반기, 지능형 CCTV, 음성인식 등을 서비스하는 SKT 데이터센터에 개발한 칩을 적용, 실제 환경에서 실증한다.

이와 함께 ETRI는 전자부품연구원(KETI), 에프에이리눅스, 넥스트칩, 에이디테크놀로지 등 팹리스 기업과 함께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사람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한다. 지능형 CCTV·드론에 적용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낮은 전력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효율 설계·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 다양한 모바일·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소형 칩을 구현했다.

성인 손톱 크기 절반 수준(5mm x 5mm)으로 회로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초당 30회 가량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전력 소비는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인 0.5W 수준이다.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 제품화 실증을 준비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민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해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올해 혁신 설계, 저전력 신소자 등 AI 반도체 핵심기술 투자를 본격화하고 기억·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PIM)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