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AI 반도체 칩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https://img.etnews.com/photonews/2004/1290059_20200407170331_259_0001.jpg)
민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 분야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했다. 데이터센터 전력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반도체 분야 기술 자립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SK텔레콤 등은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NPU 반도체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 대규모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ETRI와 SK텔레콤은 2017년 3월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AI 연산에 활용되는 반도체(CPU, GPU 등)는 전력 소모량이 크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최신 상용제품은 고가이면서 칩당 전력소모가 300와트(W) 수준이다. 칩 크기가 커서 생산·활용에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전력 소모 및 제작 비용 등 실용성을 고려, 칩 크기를 최소화하면서도 AI 연산에 최적화된 설계 기술을 적용해 높은 연산능력과 전력효율을 구현했다.
동전 크기(7mm x 23mm) 면적에 1만6384개에 달하는 연산장치(Core)를 집적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각 연산장치의 전원을 동작·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
개발한 반도체는 초당 40조번(40TFLO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을 소모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하면 AI 서비스에 대한 전력효율(연산성능/소모전력)이 10배 이상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하반기, 지능형 CCTV, 음성인식 등을 서비스하는 SKT 데이터센터에 개발한 칩을 적용, 실제 환경에서 실증한다.
이와 함께 ETRI는 전자부품연구원(KETI), 에프에이리눅스, 넥스트칩, 에이디테크놀로지 등 팹리스 기업과 함께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사람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한다. 지능형 CCTV·드론에 적용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낮은 전력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효율 설계·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 다양한 모바일·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소형 칩을 구현했다.
성인 손톱 크기 절반 수준(5mm x 5mm)으로 회로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초당 30회 가량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전력 소비는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인 0.5W 수준이다.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 제품화 실증을 준비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민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해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올해 혁신 설계, 저전력 신소자 등 AI 반도체 핵심기술 투자를 본격화하고 기억·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PIM)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