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다음 달 미국 에너지부 산하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와 서울 본교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한다. 세계 수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와 공동 연구, 글로벌 연구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앙대는 5월 동작구 흑석동 본교 약학대학 및 연구개발(R&D)센터 건물에 'CAU-페르미연구소 공동연구센터'를 세운다고 7일 밝혔다. 공동연구센터는 중앙대 미래융합연구원 산하에 설립된다.
페르미연구소는 지난 1967년 미국 에너지부가 설립한 입자물리학·가속기 관련 연구기관이다. 기관명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엔리코 페르미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가 초대 이론물리학 연구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페르미연구소는 전자와 양전자를 수십억 전자볼트(eV)로 가속할 수 있는 '테바트론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중성미자 국제 컨소시엄의 '심층 지하 중성미자 실험 장치(DUNE)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32개국 180개 기관, 1100명의 물리학자가 참여한 대규모 국제 연구다.
다음 달 CAU-페르미연구소 공동연구센터가 문을 열면 해외 학자를 포함한 5~7명의 연구진이 DUNE 프로젝트 등 입자물리학 연구를 수행한다. 중앙대는 연구센터를 위해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진도 영입했다. 공동연구센터 책임자는 김시연 물리학과 교수다.
국내 대학이 해외 유명 연구소와 공동연구센터를 유치한 것은 드문 일이다. 중앙대는 한국 대학 최초로 2018년 미국에서 페르미연구소와 DUNE 프로젝트 참여 협약을 체결, 공동 연구를 해 왔다. 중앙대는 그해 페르미연구소 연구진, 김시연·이현민 중앙대 교수 등 관련 분야 연구자 100여명이 참석한 DUNE 코리아 워크숍도 개최했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 내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승인함에 따라 센터 설립이 가시화됐다.
중앙대는 공동연구센터를 통해 국제 협력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입자물리학 분야 연구뿐만 아니라 교육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앙대는 다른 세계 유명 연구소와도 협력해 공동연구센터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중앙대 연구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원용 연구부총장은 “페르미연구소와의 공동연구센터는 한국에서 입자물리학 분야의 국제 연구를 선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