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이 모두 온라인 수업을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에듀테크와 담을 쌓고 살아 온 교육계는 우왕좌왕이다. 교사는 매일 학교로 발송되는 교육청의 온라인 수업 공문을 처리하느라 정작 수업 준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교육부 또한 처음 하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부담감에 짓눌렸다. 학생들은 강의·과제·질의응답 모두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한 입장이다.
공교육에서 예전부터 에듀테크를 도입했다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부라도 에듀테크를 통한 교육이 이뤄졌다면 교사·학생 모두 별 어려움 없이 수업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에듀테크 기업에 공교육은 공고한 높은 담이 있는 곳이었다. '사교육' 딱지가 붙은 에듀테크 기업은 공교육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미국, 중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정부가 에듀테크를 적극 도입한 것과 대조된다. 해외 학생이 플립러닝 등 다양한 학습법을 선택한 것에 비해 국내 학생은 종이책만을 보는 등 격차가 벌어졌다.
과거를 후회해 봤자 돌아갈 수는 없다. 상황이 긴급한 만큼 비판은 접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개학은 국내 에듀테크 산업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에도 교육부가 나서서 에듀테크를 공교육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에듀테크를 교실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에도 적용시켜 관련 산업을 키우도록 유도했다. 학습 환경 고도화와 산업 육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우리 정부가 이제야 에듀테크의 중요성을 알게 됐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최근 일부 교육청이 초·중·고교에 보내는 공문에는 온라인 교육 사례에 구글, 줌 등 글로벌 기업 서비스만 명시된 경우가 많다. 교육부 전달 사항을 중시하는 학교 분위기상 국내 기업은 시장 진입 기회조차 잡지 못할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은 에듀테크 기업만의 기회가 아니다. 교사는 다양한 교수법을 선택할 수 있고, 복잡한 행정 업무를 줄이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 미래 교육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와 기회 사이에 있는 국내 에듀테크 산업. 정부의 지속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