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테크노파크(이하 포항TP)가 올해 설립 20년을 맞았다. 기초지자체 포항시와 지역 민간기업이 공동 설립한 국내 유일 민자 테크노파크로서 관심을 모았던 포항TP가 이젠 지역 신성장산업 육성과 지역기업 연구개발(R&D) 경쟁력을 지원하는 혁신거점이 됐다. 설립 후 5년째인 2005년 입주기업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1년 2500억원, 지난해는 1조원에 육박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포항TP 올해 슬로건은 '환동해 혁신거점 기술사업화 파트너'다. 소프트웨어(SW) 서비스와 빅데이터 플랫폼, 첨단 바이오와 식물백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지역 미래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NA 중심 SW 융합서비스개발과 지역사회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올해는 지역 신성장산업 육성에 총력을 쏟는다. SW·ICT산업 저변 확대와 고도화가 핵심이다. 실행 전략은 DNA(Data·Network·AI)를 중심으로 한 SW융합서비스 개발과 지역사회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 등 2개 방향으로 추진된다.
SW융합서비스 개발은 포항TP 경북SW융합진흥센터 대표 사업인 SW융합클러스터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240억원 규모로 SW융합클러스터 1단계 사업을 수행, 지원기업 매출 398억원, 일자리 창출 678명, 신규 창업 106건이라는 직접적 성과를 거뒀다. 1단계 사업은 정량적 성과 이외에도 지역에 SW·ICT산업의 저변을 넓혔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1단계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2단계 사업인 '2020년 SW클러스터2.0'에도 선정됐다.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132억4800만원(지방비 50% 매칭)을 투입한다. 2단계사업에서는 경상북도와 포항시 등 7개 시군이 참여해 '플랫폼 기반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한다.
지역사회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은 지역 재난안전 등 사회문제를 SW 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경북SW융합진흥센터는 지진과 재난안전 'SOS랩(Solution in Our Society Lab)'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참여 사회문제 연구회와 전문가 그룹을 통해 올해 5개 기업 개발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포항TP는 SW를 기반으로 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AI, 빅데이터, 디지털트윈 등 SW 신기술 확보를 통해 SW산업 자체를 육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SW중심사회 구현, SW산업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경북SW융합진흥센터를 경북지역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기업지원 플랫폼 고도화 추진=지역 혁신기관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체계화된 기업지원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단계별 기업지원 플랫폼과 R&D지원 플랫폼이 기술기업 경쟁력 강화 주요 플랫폼이다.
성장단계별 기업지원 플랫폼은 '1사 1PM제도'와 투자인프라 조성이 핵심이다. 유망 강소기업과 해당 분야 지역 R&BD기관 우수 연구원을 매칭하는 1사 1PM은 기업 기술경쟁력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2015년 포항시 민선 6기 공약으로 기초지자체 최초로 추진된 '포항형 유망강소기업 육성기업지원사업'에 적용한 1사 1PM을 앞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에 접목할 계획이다. 포항TP 내부 직원의 PM 활동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된 사내 강사를 활성화해 직원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투자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기술사업화 채널인 포항연합기술지주를 통해 성장 가능성 높은 자회사를 설립 및 지원할 계획이다. 다양한 펀드를 기획 및 조성하고, 투자간 연계 프로그램(IR)을 정례화해 지역 투자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R&D지원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 경북SW품질역량센터, 바이오 시험·검사 전문기관 등 3개 센터를 구축, 분야별 품질 분석 체계를 갖춘다. 기존 첨단바이오융합센터와 경북SW융합진흥센터의 장비 고도화를 추진해 지역 기업 품질개선과 공동 기술개발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기술과 제품에 대한 검사 및 인증센터 구축을 통해 지역기업 기술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포스트 철강 대비 바이오산업 육성=포항TP는 포스트 철강시대에 대비 바이오산업도 집중 육성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 클러스터 구축,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설립을 비롯해 지난해는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으로 미래 핵심 산업 육성 기반을 다졌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건립을 위한 공모사업도 수주, 국내 최초로 식물백신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과 관련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식물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신속성과 경제성, 안전성이 뛰어난 미래 유망과학기술이다. 포항TP는 그린백신과 그린바이오산업을 지역 특화 바이오산업으로 선점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식물기반 단백질 의약품 국제 콘퍼런스를, 지난해에는 그린바이오산업육성포럼을 개최해 저변 확산에 나섰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는 식물백신기업 지원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항TP는 앞으로 그린바이오 메디컬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예비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바이오 기업의 지역유치와 기업 지원을 위한 기반구축사업, 기술고도화 및 인력양성사업 등을 추가로 발굴하기로 했다.
◇미래융합센터, 연구소기업 허브로 활용=포항TP가 지난해 10월 준공한 미래융합센터(제5벤처동)는 포항시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을 육성할 핵심 인프라다. 지역에 신성장산업 기반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해온 이강덕 포항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미래융합센터의 핵심 키워드는 4차산업혁명 핵심사업인 'SW·ICT' '그린바이오' '차세대 에너지' '신소재' '연구소기업'이다. 센터에는 현재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와 경북SW융합진흥센터 등 4차 산업을 주도할 분야별 거점센터가 속속 자리잡았다.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 1호 연구소기업 바이오파머도 입주했다.
앞으로 4차산업 분야 첨단벤처 입주를 적극 유도해 기술을 지원하고, 교류회와 콘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입주기업 간 스킨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포항TP는 특히 센터를 연구소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엄격한 심사를 통해 예비 연구소기업 4개사를 유치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소기업 설립 신청이 마무리되면 모두 5개 연구소기업이 센터에 자리잡게 된다. 센터 입주기업에는 지역 R&D기관 기술 및 특구 기술사업화지원사업 연계를 주도,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미래융합센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