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신차 공세를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 3강에 합류했다.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로 수입차 판매가 정체된 가운데 아우디가 제품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면서 올해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아우디 1151대를 등록하며 2월(535대)보다 두 배 이상 판매를 늘렸다. 메르세데스-벤츠 5093대, BMW 4811대에 이어 독일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3위에 올랐고, 전체 순위로도 5위를 기록했다. 아직 벤츠, BMW와 누적 판매 격차가 상당하지만, 최근 신차효과를 고려하면 2분기부터 판매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아우디는 수입차 시장 초창기부터 벤츠, BMW와 함께 독일 수입차 3대 프리미엄 브랜드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2015년 불거진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판매 중단이 장기화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이전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디젤게이트 이후 2017년 11월 처음 국내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의 첫해 실적은 953대에 그쳤다. 이후 2018년 1만1930대, 2019년 1만2450대로 서서히 실적을 회복했지만, 부족한 제품 라인업으로 디젤게이트 이전 수준 판매량은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아우디 내부적으로 신차 인증 프로세스가 안정화되고 모델 변경 주기가 도래하면서 판매가 살아나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10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대항마인 주력 중형 세단 A6를 시작으로 11월 준중형 세단 A4, 12월 플래그십 대형 세단 A8을 줄줄이 쏟아냈다.
올해도 대어급 신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모델 변경을 거친 A7을 선보이며 벤츠 CLS가 주도하던 쿠페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보강도 주목된다. 지난달 대형 SUV Q7과 SUV 라인업에 처음 선보이는 최상위 모델 Q8을 출시했다.
잇따른 신차 출시로 아우디 제품 라인업도 크게 강화됐다. 물량이 많지 않아 실제 판매가 가능했던 3~4종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턴 세단 7종, SUV 2종을 포함해 총 9종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며 판매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향후 판매를 위해 인증을 진행 중인 신차도 1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에는 e-트론을 내놓고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아우디 첫 전기차 e-트론은 테슬라 모델X, 벤츠 EQC, 재규어 I-PACE 직접 경쟁 모델로 꼽힌다. 아우디는 e-트론 출시를 앞두고 현재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급속 충전기를 구축하고, 충전 지원 혜택을 마련하는 등 e-트론 판매 준비에 착수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을 둘러싼 악재에도 독일 프리미엄 3사가 견조한 실적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면서 “경쟁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신차가 많은 아우디가 판매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