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 근무가 확산된 데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까지 이어지며 PC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점차 줄어들던 PC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부는 듯 했다. 그러나 또다시 코로나19로 말미암은 부품 수급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부품과 완제품이 중국에서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PC 수요가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뒷받침되질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국내 한 PC 업체 임원은 “이렇게 PC 수요가 늘어나는 전례가 없지만 현실이 뒷받침되지 못하니 속이 타들어 간다”고 했다.
PC 업체들은 부품 돌려 막기, 대체 부품 수배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다. 밤낮, 주말을 가리지 않고 있다. 하루에도 전화를 수십통 돌려서 대체할 곳을 찾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 PC 부품을 수배, 중국으로 보내고 제품을 완성해서 다시 한국으로 배송 받는 상황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모든 생산과 부품 인프라를 중국으로 내몬 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다.
PC 산업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보니 지금 상황에서 손쓸 수 있는 여지도 없다. '메이드 인 차이나'로 누린 원가 혜택이 결국 위기 상황에 제품 수요·공급 문제로 되돌아왔다.
이번 사태를 PC 부품과 생산 다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정 국가에 쏠려 있던 생산 인프라와 부품 수급을 국내는 물론 대만,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와 기업으로 분산해야 한다. 특정 생산기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일종의 매뉴얼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온라인 개학과 재택 근무 확대 분위기로 PC 산업은 당분간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생산이 곧 정상화되고 부품 수급도 안정화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 또 이 같은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른다. 미리 준비한 자가 모든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