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협력으로 개발된 국산 의료 소프트웨어가 유럽에서 인기다.
서울대병원은 이창현 서울대병원 교수팀과 인피니트헬스케어가 개발한 방사선량 관리 시스템 'INFINITT DoseM'(이하 인피니트 도즈엠)이 최근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인피니트 도즈엠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병원, 헬리오스 그룹병원 등 독일에서만 200여 의료기관을 유치하며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인피니트 도즈엠은 의료용 방사선 발생장치에서 획득한 방사선량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CT 등을 촬영할 때 환자들은 불가피하게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때 영상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환자의 불필요한 피폭은 줄여야한다.
인피니트 도즈엠은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환자 안전에 기여한다. 가령 특정 장비의 방사선량이 동일 모델에 비해 많다면 해당 장비의 결함이나 검사 프로토콜의 오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최소한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관리한다.
개발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창현, 김종효 교수는 2017년 방사선 유효 피폭량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바 있다. 또 실무에서 직접 시스템을 사용하는 서울대병원 김은성, 최은영, 신용환 등 방사선사들도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해 편의를 높였다.
이민수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방사선사는 “인피니트 도즈엠으로 획득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폭선량이 기존 대비 28% 감소했다”며 “검사에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었고 임상 전문의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밝혔다.
이창현 교수는 “이번 개발은 연구진과 기업이 협력해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산학협력의 모범사례”라며 “실사용자인 의료진, 기업, 환자까지도 모두 윈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에서도 의료기관 방사선량 관리 의무화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연합,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환자의 방사선 피폭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선량 관리를 법제화했다. 다만 국내는 관련 법안이 없어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일부 병원만 자발적으로 환자 방사선량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방사선 피폭을 우려해 문의하는 환자가 많지만 다양한 병원에서 진료받는 상황 속에서 정확한 누적 방사선량을 알 수 없어 최적화된 검사가 어렵다”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료방사선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의료기관이 적정 수준의 방사선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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