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원 신임 청호나이스 대표의 '신 유통전략'이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방문판매 중심이던 전통을 깨고 시판 영업을 대폭 확대해 새로운 수요중심인 젊은층을 잡자는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 2년 연속 감소하던 매출을 상승시킬 '반전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청호나이스는 1분기 일반시장판매(시판 영업)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고 13일 밝혔다. 회사 창립 후 27년 동안 가장 높은 시판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1994년 설립 이후 정수기 등 방문판매 중심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방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8년부터 영업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판영업을 담당하는 '유통관리부문'을 신설하고 신규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이에 발맞춰 렌털료가 월 3~4만원에 달하는 기존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대신 1만~2만원대인 '직수정수기'를 개발해 신규 유통망에 투입했다. LG전자 출신으로 지난해 1월 청호나이스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오정원 현 대표가 이 과정을 주도했다.

오 신임 대표는 지난 1월 청호나이스 수장에 오르며 신 유통전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양판점 등 유통채널을 다변화했다. 각 채널 별 전용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해당부문 전용 제품으로 '청호 정수 샤워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등을 출시했다.
오정원 대표는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을 비롯한 신규 유통망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통해 잠재된 고객층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의 이 같은 신 유통전략은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것이다. 우선 방문 판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분명하다.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20~30대 신규 수요층이 방문 판매를 낯설게 여기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TV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할 이유가 분명하다. 유통망을 넓힘으로써 성장 계기를 마련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청호나이스는 2017년 3845억원을 고점으로 2018년 3750억원, 2019년 3640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이 줄었다. 이 회사는 코웨이와 함께 국내 렌털 시장을 개척한 산 증인이지만, 작년 말 기준 생활용품 렌털 계정수 148만 개로 5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LG전자, SK매직, 쿠쿠홈시스 등과 치열한 2위권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유통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2018년 판매수수료를 개편하는 등 지난 2년 간 재정건전성 확보에 주력했다”면서 “올해부터 신규 유통망 확대, 시판 전용제품 확대 등의 전략으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호나이스 연도별 실적
청호나이스 감사보고서
김용주기자 kyj@etnews.com